맥도널드.
햄버거가 먹고 싶어서 맥도널드에 갔다.
그날은, 내 단골 옷가게에서
바지를 샀다.
바지가 제일 작은 사이즈임에도,
너무 사이즈가 컸다.
사이즈가 커서 사장님께서 직접 치수를
재주고, 줄여주신다고 해주셨다.
줄이는데, 1시간 정도 걸리니,
폰번호 남겨주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버스를 타고, 맥도널드에 도착했다.
우리 집에서 많이 멀지 않은 맥도널드.
버스 타면 10분 채 걸리지 않고,
걸어서 가면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그리고 너무 좋은 건, 2층에서 먹으면 바로
앞에 바다가 있다는 것이다.
바다를 보면서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니,
마치 고급 음식점에 온 느낌이 든다.
경기도권에서만 오래 살던 나는
이런 지방권에 오면 가장 좋은 게,
바다를 보러 가는데 멀리 가지 않아도
된 다는 점이다.
버스만 타도 언제든지 볼 수 있는 바다.
나는 버거 세트를 주문하고, 주문한 버거가
나와서 이층에 올라갔다.
그날따라 2층은 뭔가 조용했다.
사람은 그래도 꽤 있었지만, 말을 많이
하지 않았고, 먹는 데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냥 느낌이 뭔가 전에 왔을 때랑은 달랐다.
나는 당연히 창가자리에 착석을 해서
바로 바다가 보이는 뷰 에 앉았다.
내가 보는 바다는 너무나 푸르렀고,
맑았고, 고요했다.
저기 저 멀리 한쌍의 커플도 보인다.
여자는 남자어깨에 기대고 있다.
그리고 천천히 버거를 음미를 하면서
먹었다.
그러자, 뒤에서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고, 이상하게 뒤돌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곧이어 어떤 여자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흐윽 흐윽-
뭐지? 왜 막 떠들다가 갑자기 울지?
이렇게 되면 뒤를 돌아볼 법도 한데
나는 끝내 돌아보지 않았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분명히 여러 명이서 떠드는 소리가
들리다가, 급 고요해지고 한 여자의
울음소리만 뒤에서 들렸다.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뒤를 돌아봤다.
그 순간 너무 놀라서, 나는 잠시 서 있었다.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있던 여자.
테이블 앞에 바짝 몸을 대고 앉아있던 여자.
얼굴은 분칠을 완전히 분장 수준으로
해서 새하얀 얼굴.
눈은 흰자가 거의 보이지 않은 검은 눈동자.
표정의 변화는 없었고, 고개는 좌측으로
틀고, 바다를 계속 미동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눈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나는 순간, 사람인가? 아닌가?를 생각했다.
누가 봐도 튀게 생겼고, 누가 봐도 너무 더운
여름인데, 긴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음식을 시키지 않고, 빈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람들은 테이블 위에 뭐라도 올려놓고,
폰을 만진다던지, 잠깐 존다던지
일단 뭐라도 테이블 위에 있었지만,
이 여자 위에 테이블은 어떠한 음식이 없이
깨끗했다. 그리고 누가 저렇게
바짝 몸을 당겨서 앉는단 말인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나 말고 그 여자를 쳐다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이 정도로 빤히 쳐다봤으면
이 여자도 나를 한 번쯤은 쳐다볼 법도 한데,
이 여자의 표정과 시선은 시종일관이었다.
나는 화장실에 갔고, 소변을 봤고,
손을 씻고 나왔다.
그 잠깐 사이, 그 여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어떤 흔적조차 없었다.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그날, 나는 왜 그런 기사를 찾아봤을까.
"포항 영일대 바다 여성 죽음"
검색을 해봤다. 정확히 1년 전 20대 여성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나는 손이 떨렸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날 내가 본 것은, 영혼이었을까.
아니면, 사람인데 내가 예민하게
느낀 것일까.
진실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날은 모든 게 이상했다.
공기 마저, 사람들 마저.
나는 어려서부터 어둠을 무서워했다.
종종 자다가 깨면, 엄마한테나
할머니한테 가서 같이 잠을 같이 자달라고
부탁했었으니까.
그리고 할머니는 신기가 있었고,
우리 엄마는 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살았다.
정말 뭐라도 씐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