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되물림.

by 서온

모성애란 무엇일까. 좁디 좁은 내 자궁 밖으로 찢듯이 나오는 내 자식. 나의 고통을 갖고 태어난 그 아이가 뭐가 그렇게 나에게 대단하고 경의로운 것이여야 할까. 그리고 그 아이는 무슨 잘못으로 인간으로 내 아이로 태어났을까. 의사가 엉덩이를 세차게 때리자. 너도 나와 같은 고통의 울음을 터트린다. 너도 나 처럼 고통받았겠지. 미안하다, 미안하다. 내가 너의 엄마라서, 나는 한참 모자른 인간인데, 이런 인간이 너에게 엄마를 해줄 수 있을까. 모든 살이 물렁해서 조금만 세게 안으면 너는 마치 찰흙처럼 뭉개질것만 같아. 내가 너를 처음 안았을때, 너는 신기하게도 나를 보며 웃어주었어. 웃음이란걸 니가 알까. 그리고 나는 너에게 말했지,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니야." 그래도 너는 내말이 무슨말인지도 모른채, 웃었어. "어머, 벌써 엄마를 보고 웃네. 이런 아이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아이가 엄마가 너무 좋은가봐요." 간호사는 나를 보며 신기하다는 듯 말했어. 나는 걱정 투성이 인데, 너는 이렇게 해맑다니, 앞으로 너를 데리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 고통이 너에게 고스란히 전해질까 나는 너무 두렵다. 나는 내 엄마가 너무 싫었어. 그래서 늘 다짐했어, 엄마 처럼 살지 않겠다고, 엄마처럼 미치지 않겠다고, 그런데 성인이 되어서 보니, 나는 너무 엄마를 닮았더라, 엄마의 고통, 엄마의 우울증. 내 얼굴은 점점 싫어하던 한 여자가 선명해졌더라. 그냥 그렇게 되더라. 닮기 싫다고 하면 할 수 록 나는 더 엄마를 닮아있었더라. 그런 나의 고통이 너까지 전해질까 나는 벌써 부터 고민이구나. 아가야. 니 세상이 내 세상이겠지. 니가 보는 모든것들은 나를 통해 배우겠지. 아플꺼야, 힘들거야. 모든 순간들이. 고통일거야. 그럼에도 너는 이렇게 태어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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