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일부러 숨겼던

'가장 멀쩡한 얼굴'은 언제였어?

by 서온

짙은 화장을 하고, 가슴 골이 훤히 다 보이는 파인 옷을 입으면, 장미 문신이 떡하니 보인다. 그리고 나의 일이 시작된다. 평범한 사람들은 지금쯤 퇴근 하고 집에가서 가족들하고, 혹은 혼자 집에가서 쉬거나 밥을 먹는 시간이다. 아니 밥을 먹는 시간 보다 더 지난 시간 이다. 나는 딱 이때 움직인다. 그 시간은 오후 8시 45분. 출근 시간은 오후 9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버스를 올라타자 아찔하게 짧은 치마가 더 올라가서 팬티가 보일 지경이다. 그래도 상관없다. 그렇게 보이라고 입은 옷이니까. "00bar" 벌써 손님 한명이 앉아 있다. 나는 어서 가면을 쓰고, 손님에게 아주 반갑게 혹은 여우 스럽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어머 오빠! 어제는 잘 들어갔어요?" 이 남자 손님은 1차를 하고 왔는지, 벌써 부터 얼굴이 빨갛다. 보통 bar에는 2차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맨정신에 오는 손님들은 거의 없었다. 그저 나를 몸파는 여자, 웃음 파는 여자. 정도로 밖에 여기지 않은 이 사람들에게 나는 오늘 하루를 바친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아찔한 옷을 입어야 하기에, 억지로 억지로 참다가 먹은 라떼 한잔. 그게 오늘 먹은 식사 전부이다. 그리고, 음식이라곤 술과 과일 조금들. 내 몸은 썩을때로 썩어가겠지.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할까. 처음에는 재미였다. 아는 언니 따라 이곳에 따라왔다가, 좋아하는 술을 마시면서 손님들과 이야기 몇번 하면 다른 알바 보다 2배 때로는 5배를 넘게 준다. 그 돈이, 나를 여기서 떼어낼 수 없게 만들었다. 어제 처음 보고, 두번째로 본 이 손님은 나에게 어제 팁을 10만원이나 주고 갔는데, 오늘 또 왔다. 나를 보는 눈빛이 어제와는 많이 다르다. 대화 상대 말고 다른걸 원하는 저 눈빛. 실장님은 내가 첫 근무한날 이렇게 말했다. "여기는 자유로워, 니가 하는 만큼 벌어가니까. 너 알아서 하고! 단, 뒷일은 니가 책임지는거야." 가장 무서운말이 아닐까. 말 속에 많은 것들이 숨어있다. 처음 시작했을때도, 이런 얘기를 들었을때는 솔직히 무슨말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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