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지지 않고 싶다'고 느끼기 시작했을까?"
밤이 되면 눈을 감고, 다시 날이 밝아오면 눈을 뜬다. 밤이 되면 나는 죽고, 다시 다음날이 되면 나는 태어난다. 사라지지 않고 싶다는것은 어쩌면 버티고 있다는게 아닐까.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내몸을 망쳐가면서 까지 이일에 매진하고 있을까. 아마도 내가 다른 사람으로 변해서 이지 않을까. 룸에서 손님들의 대화를 듣고 공감이 되지 않지만 공감하는 척을 하며, 그들과 같이 웃고, 떠들다 보면 나 라는 존재 자체를 잊게 된다. 그 순간 나는 손님들에 놀이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나는 이런 순간이 너무 좋다. 내가 사라지는 순간. 여기만 오면 나는 내가 아닌게 된다. 그래서 술병이 나고, 그다음날 속이 아프거나, 심하면 구토를 하더라도 나는 이 일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왜 매일 일어나야 할까. 왜 매일 눈이 떠져야할까. 다음날 아침 눈에 눈꺼풀의 무게는 오늘따라 더 무겁게 느껴졌고, 햇빛은 너무나 쨍했다. 커튼을 아직 까지 달지 않은 이유는 혹시라도, 내가 전날의 암흑 속에 갇혀 영영 일어나지 못할까봐, 아주 모순 적인 두려움에 커튼을 달지 않았다. "유나야 너무 요새 너무 무리하는거 아니니?" 같이 일하는 실장이 자신의 손톱을 매만지면서, 무성의하게 물었다. "돈 많이 벌고 좋아요~" "술로 돈 버는거는 한계가 있어~" 나는 무슨 뜻에서 저렇게 말한지 너무 잘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가볍게 웃고 대답을 피했다. 내가 이일을 시작하게 된건, 단순히 돈이 없어서 시작한것만은 아니였다. 이일을 하고 있을때 만큼은, 그렇게 싫던 나 자신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모든것을 잊게 만들어준다. 처음 이일을 했을때, 나는 이 술이, 이 남자들이 나에게 마술이라도 부린줄 알았다. 그때 부터 나는 중독에 빠진 사람처럼 일주일에 하루도 안쉬고 술을 마시며 일을 한적도 있었다. 술만 마시니 살을 쭉쭉 빠지게 되고, 일한지 3개월도 안되서 나는 10키로나 빠져있었다. 매일 같이 듣기 싫은 엄마의 이상한 연불 소리, 아침마다 쌀을 그릇에 퍼다 놓고, 현관앞에 두는 행동들, 팥을 양쪽 주머니에 넣어두고 다니는 기괴한 행동들. 가끔 내가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면 현관 앞에서 바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는 소금을 뿌리고는 했다. "잡것들이 들어왔어." "엄마, 나랑 병원가자. 엄마 이상해." 이렇게 말할때 마다 엄마는 언제나 돌아 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어느때보다 정신이 맑아. 그동안 나는 왜 이런 나를 피하고 살았는지 몰라." 술한잔에, 그들의 하소연에 새로운 남자들을 대면 하게 되면, 엄마라는 이 여자가 잠시 내 머릿속에서 지워진다. 오늘도 너무 취했다. 이대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