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재우고 나왔다. 혼자 거실에 앉아서 뭐할까 생각하다보니 적적하고, 적적하니 입이 동한다. 밤 열한신데 지금 혼자 뭐 시켜먹으면 지옥가나? 시간이 문제인가 혼자인것이 문제인가. 밤 열한시에는 러브마이셀프 하면 안되나?
오밤중에 핸드폰을 붙들고 배달음식 사진들을 훑으며 이상형월드컵을 하고 자빠진 끝에 결국 타코를 시켰다. 치킨은 부담스럽고 피자는 과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한 결과다. 타코는 부담스럽지 않고 과하지 않은가. 또띠아위에 구운새우4개 올려두고 4개에 16000씩 받는 이유는 부담스럽지 않고 과하지않게 죄책감을 덜어내는 기대비용인 모양이다. 오천원을 더 내면 신생아 주먹만한 (그야 과하지 않아야하므로) 과카몰리를 야무지게 추가할 수 있다. 아무렴 죄책감을 더는데 초록색 음식만한게 또 있나. 혼자 거실쇼파에 쿠션처럼 붙박혀 누워서 타코를 기다리다보니 12시가 되어간다. 타코먹기 좋은 시간이다. 지금쯤이면 지구 반대편에서도 그런생각을 하고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