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뭐하세요?"
"쉬는날에는 뭐해요?"
"강아지 산책시켜요."
사실 쉬는날 일하는날 가리지 않고 포리와 산책하고 있습니다만.
포리의 일상이 곧 나의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산책을 하며 알게된 포리에 대하여 이야기해본다.
- 포리에게 산책이란.
포리에게 있어 산책하는 시간의 대부분은 냄새를 맡는 것이며 어떤 특정한 사물이나 식물 가까이서 냄새를 맡는 것 뿐만 아니라 자주 먼 허공 어딘가를 바라보며 공기중의 냄새를 맡는 것인지 연신 코를 씰룩거린다.
산책의 주 목적이 냄새 맡기이기 때문에 산책 시킬겸 나도 운동좀 해볼까 생각한다면 아주 잘못된 생각인게, 냄새 맡느라 수시로 걸음을 멈추기 때문에 일정한 속도로 걸을 수가 없으며 잘 걷다가도 냄새 맡아야할 쪽으로 좌우 유턴 가리지 않고 줄을 당기기 때문에 위험한 쪽으로 들어선다거나 길에 있는 것을 주워 먹으려는건 아닌지 주의깊게 관찰하고 움직이는 방향과 경로를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 나의 중요한 임무이기 때문이다.
- 포리와 3년 가까이 산책을 하며 알게된 것.
먼저 포리는 냄새 맡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아이로 다른 강아지나 사람에게 그닥 관심이 없다. 다른 강아지들을 만나도 잠깐 서로의 냄새를 맡을 뿐이지, 냄새 체크 후에는 혼자 훌훌 풀이나 바위 냄새를 맡으러 다니거나 다른 강아지들이 쫓아다녀도 피해다닌다. "얘는 혼자 잘노네." 소리 들으며 내 갈길 가는 우리집 포리. 길가다가 다른 강아지가 자기를 보고 목청 떠나가라 짖어대도 같이 짖지도 않고 그냥 노관심인 우리집 댕댕이다.
- 포리가 무서워하는 것.
포리는 저 멀리 사다리차만 있다면 눈을 떼지 못하고 멈춰서는 긴장한 채 한참을 쳐다보다 가장 멀리 반대편으로 날 끌고간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포리가 사다리차를 무서워하는걸 그냥 가볍게 받아들였으며 사다리차가 가까워지는 방향으로는 절대 가지 않으려는 포리에게 그냥 가자고 괜찮다고 다그치기도 했었다. 그러다 며칠 전 항상 산책하던 잔디밭 반대편에서 사다리차를 보고 도망간 포리를 안고 데려 온적이 있는데 내 품에서 그 큰 애가 오들오들 떨고 있는 것을 발견한 후로는 시야에 사다리차가 보이면 최대한 포리에게 맞춰 멀리 돌아서 가거나 안아서 데려간다. 너무 단순한 표현이었는데 또 내 생각대로 행동해 버렸구나 싶은 마음에 포리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해서 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