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주기>

by hui


아침에 눈을 뜨면 이불위에 올라와 누워있는 포리를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된다.

포리가 이불 위로 올라오기 전에 터벅터벅 걸어오는 소리에 깰 때도 있고 엄마가 이른 아침 산책을 시킨 후에 씻긴 포리의 축축한 발이 내 몸을 스칠 때 깨기도 한다. 그때가 아니라면 이불 위로 올라온 포리의 보드랍고 까슬한 털이 다리를 스치다가 스르르 눈이 떠진다. 사람이었다면 ‘이제 그만 자고 일어나.’라든가 ‘심심하니까 일어나서 놀자.’라고 부르거나 흔들어서 깨웠을 텐데, 포리는 그저 조용히 근처에 머물며 내가 깰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눈 뜨자마자 사랑스러운 포리를 바라보고 어루만질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복이다.


오늘은 야간 근무 하는 날이라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까지 이불 위에서 만달로리안을 정주행 중이었다. 그러다가 내 앞에서 배를 드러내고 자는 포리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엄마가 갓난 아기 예뻐하듯이 가슴팍에 얼굴을 대고 예뻐라 했는데 오랜시간 달궈진 장판 마냥 뜨거운 온기가 포리의 가슴팍에서 내 얼굴로 전해졌다. 순간 이렇게 뜨겁게 살아있는 포리가 함께 해줘서 고맙고 언젠가 차갑게 나를 떠날 것이라는 생각이 대칭점 처럼 떠오르며 괜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우리 엄마는 수년 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너무 슬픈 마음을 종종 이렇게 표현했다. 차라리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으면(인연을 맺지 않았으면) 좋았을것 같다고. 슬픔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었겠지만 나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헤어진다는 것은 마음이 찢어지게 아픈 일이지만,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 속에서 느꼈던 수 많은 감정, 생각, 마음 속에 새겨진 느낌들은 내가 살아가는 양분이라고. 먼저 떠난 사람에게도 나의 존재가 그러한 존재일 수 있도록 해야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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