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즌 30년이 되어가는, 방 한켠에 오랜 시간 묵혀두었던, 어린시절이 녹화된 비디오테이프를 동생이 최근 디지털 파일로 복원하였다. 번거롭고 귀찮은건 싫어하는, 그래서 사이즈가 안맞는 옷은 교환이나 환불 대신 묵혀서 버리는게 마음 편한 동생이, 결혼하더니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겼는지 어느날 갑자기 본가에 와서 영상을 복원시키겠다고 직접 비디오테이프들을 가져갔다.
화면 속 어린시절의 나는 혼자 무반주에 노래를 부르고 춤 추는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세살 터울 동생이 원하면 엄마나 아빠의 권유 또는 지시로 먹을것이며 동화책이며 동생에게 양보했고 동생을 챙기려는 엄마가 나를 향한 잔소리도 담겨 있었다.
나도 저렇게 티 없이 순수한 표정을 지닌 어린이였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시간들을 동생에게 양보해야하는 분위기(양보하는 행위 그 자체가 아닌) 속에 살았왔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한편 슬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