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이에서>
포리는 내가 가는 곳 어디든 가장 가까이 머물러 있다. 내가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굳이 좁은 책상 밑으로 걸어 들어가 누워 있고(포리는 12kg이 넘는 중형견이라 책상 아래에 누우면 공간이 꽉 차기 때문에 의자 바퀴에 다치지 않게 조심히 움직여야한다) 내가 식탁에서 밥 먹을 때면 식탁 주변에, 안방이나 작은방으로 가면 그 뒤를 쫓아온다. 퇴근 후에는 현관 문 바로 앞까지 달려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몸짓으로 가장 먼저 반겨준다. 집에 누군가라도 있으면 괜찮은데 아무도 없을 때에는 누구라도 돌아올 때까지 현관 앞에서만 계속 누워있기도 한다.
몇 년 전 회사 선배에게 강아지한테는 사랑한다는 말이 어떻게 이렇게 거리낌 없이 나오는지, 살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포리에게 가장 많이 한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그 선배가 무심하게 다음말을 던졌다. 널 배신하지 않으니까 그런거야. 배신이라는 단어가 이 맥락에 맞는 말인가 싶지만 곱씹어 생각해보면 어떤 의미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로지 ‘주인이니까’ 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를 좋아해주고 따르기 때문이 아닐까. 그냥 모든 행동에 나를 향한 어떠한 이유나 조건이나 목적이 없기 때문에 나도 투명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리에게 배우는 사랑이 참 멋지다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