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매일 사랑을 배운다.

by hui


종종 그런날이 있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포리가 가자는대로 방향과 속도 모두를 맞추는 날.

내가 할 일은 그저 천천히 걷거나 자주 멈추면서 적당한 리드줄의 텐션을 유지하며 포리의 시선을 살피는 것.

포리는 걷다가 가고싶은 방향이 있으면 몸을 기울여 줄을 당기기도하고 지나쳐온 곳을 다시 되돌아 가기도하고 유난히 한곳에 오래 머물며 냄새맡기도 한다.

내가 걷고싶은 방향과 속도로 걸으려면 포리의 무게를 넘어서는, 약 12키로가 넘는, 힘을 가해야하는데 너를 위한 산책인데 너에게 맞춰야지 생각하며 너에게 맞추는 날이 점점 더 많아진다.

가끔 너가 한적한 산책로가 아닌 복잡한 도로가의 길이나 축축하고 비포장된 길을 걷고싶어해도 나는 기꺼이 그 방향으로 걷는다.

걷다가 갑자기 멈춰서 움직이지 않는 경우에는 무언가(고양이라든가)를 보았다거나 가고싶은 다른 방향이 있다거나 힘들어서 안아달라거나하는 신호들을 빠르게 알아차리는 것도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나는 포리에게서 항상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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