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약 Sep 21. 2021

편두통은 어느 병원을 가야 하는가

(신경과★)

편두통, 알아채기 참 어렵더라



편두통 증상이 눈으로 올 줄 누가 알았을까. 눈에 이상이 있는데 어떻게 편두통과 연관을 지을까. 그러나 두통과 안과적 질환(안구 통증 등)을 같이 검색해보면, 의외로 나와 같은 사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러나 편두통에 동반되는 증상으로 안과적 증상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오심, 구토가 제일 대표적인 증상이다) 어째서 눈과 관련된 언급은 없었던 걸까? 만약 어딘가에 언급돼 있었다면, 누군가 나에게 작은 힌트를 줬다면 나는 진작 신경과를 찾지 않았을까?


안과를 방문한 날짜를 살펴보면 새삼 참 자주 갔구나 싶다. 나는 계속 시도했다. 내 몸에 문제가 있는 걸 알고, 병원을 찾았다. 좀 괜찮아지면 참아보고, 힘들어지면 재방문했다. 증상은 꾸준히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동안 진작 신경과를 찾지 않은 나를 많이 자책했는데, 지금 보니 이만하면 많이 노력했다 싶다. 나는 맞는 장소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 안타깝게도 방향이 틀렸을 뿐이었다. 나는 간절했고 행동을 취했으나, 길을 헤매느라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안과만 주구장창 갔다!) 불편한데 이유는 알 수 없고, 뱅글뱅글 제자리만 돌았다. 내가 여러 안과를 찾던 시기에, 그러니까 제 때에 신경과를 갔다면 지금과는 상황이 사뭇 달랐을 것이다.










이유 있는 불만



이만큼 병원 갔으면 됐잖아. 참 부지런히도 쫓아다녔다. 이렇게 자주 갔는데 매번 눈에 아무 문제없다고 말한 의사도 참 의사지 않은가. 환자가 계속 눈에 이상이 있다고 호소하는데 안과검사 상 아무 문제없다면, 다른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나. 아무리 안과라지만, 병원에 간 이상 내가 머리 아프다는 말을 안 했을 리 없는데(분명하다), 어째서 신경과에 가보라 말하지 않았을까? 매번 이유를 찾지 못하고 돌아가는 환자에게 자그마한 조언을 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떻게 이렇게 자주 간 병원에서, 그리고 그 외의 여러 병원에서도 다른 대안을 제시해주지 않았는가? 왜 그 많은 의사는 신경과에 가보라고 진작 말해주지 말하지 않았나.

어떻게 의사는 자기 일만 하는지. 자기 분야가 아니면 도통 관심이 없다.(의대 6년 과정도 그렇고, 인턴 때 모든 과를 돌았을 텐데) 통합적으로 환자를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전체적인 환자의 몸 상태를 보고, 그다음에 구체적으로 들어가야지 싶은데. (한의사의 강점이 바로 이 부분에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 질병, 즉 진단을 받고 나서부턴 전문의를 찾아가고 싶어 지지만 어쨌든) 자기 분야만 잘하면 뭐하나! 이렇게 헤매는 사람이 나오는데!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맞는 병원을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병이든 맞는 과를 찾는 게 제일 먼저라고 생각한다. 길을 잘 들어야 한다.

지금도 가끔 나는 내가 정말 편두통이 맞을까 생각한다. (의심병이 도진다. 내가 진짜 편두통 맞아? 혹시 다른 데 아픈 거 아냐?) 그래서 이렇게 계속 아픈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나는 편두통 환자임을 신경과 선생님께 몇 번이고 확인받았다.











치과 방문



나는 두통으로 치과에 간 적 있다. 두통의 원인이 뭘까 계속 고심하다(지금도 어떻게 알고 치과를 갔는지 모르겠다) 턱관절 검사를 해보기 위해 찾아간 것이다.


오랜만에 턱관절 장애 증상에 대해 찾아봤는데, 당연하게도 턱과 관련된 증상이 주였다. 턱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입을 벌릴 때 소리가 나거나 하는 등 말이다. 아래 설명을 보면 턱관절 장애는 대다수 턱의 통증과 관련돼 있고, 그 외의 증상은 (이런 증상과 함께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의) 부차적인 증상으로 보인다.



네이버 이미지 검색





그러나 당시 나는 두통과 목/어깨의 통증에 초점을 맞춰 치과를 찾았다. 내가 겪은 턱과 관련된 증상은 하나뿐이었다. 입을 크게 벌리면 오른쪽 턱이 아팠는데, 마치 턱이 빠질 것 같고 안 닫힐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치과를 찾은 것이다.


나는 턱관절 검사를 하기 몇 년 전부터 주기적으로 동네 치과를 갔었다. 치과 검진을 위해서였다. 치과의사 선생님이 꼼꼼하고 친절하게 잘 봐주시고 무엇보다 환자에게 본인의 치아상태에 대해 알려주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치과를 갈 때마다 내가 치아 관리를 잘하고 있구나 싶고 설명을 계속 들으니 똑똑해지는 기분도 들었다.

그래서 턱관절 검사를 하러 갈 때도 믿음을 가지고 방문했었다. 내가 생각하는 턱관절 의심 증상을 말하고, 간단한 검사를 받았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치과의사 선생님은 턱이 비대칭이긴 하지만, 이 정도 비대칭은 있을 수 있다고 하셨다. 턱관절 장애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나는 턱에서 통증을 느낀 적은 없었다. 아픈 곳은 언제나 턱이 아닌 머리였다. 지금 생각하면 두통을 해결하기 위해 증상을 끼워 맞춰서 치과를 방문한 게 아닌가 싶다.





치과에서 턱관절 검사 후 안내물을 받았다.





두통이 있는데 그 위치가 측두근(관자놀이 쪽 근육)이라면 턱관절 검사를 할 수 있다.
턱관절 방사선 촬영 결과가 안 좋거나, 턱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이 있다면 치과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턱관절에 문제가 없다면, 치과에서는 신경과를 가보라고 안내할 것이다.











편두통은 어느 병원을 가야 하는가



두통은 여러 요인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두통의 원인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어느 과를 가더라도 두통의 원인을 찾을 수도 있고, 또 못 찾을 수도 있다. 코막힘이 심해 축농증 때문에 오랜 기간 두통에 시달리기도 하고, 치통이 너무 심해서 두통을 느끼기도 한다. 정말 녹내장 때문에 머리가 아플 수도 있다.


환자가 두통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안과에서는 녹내장 검사를 하고, 치과에서는 턱관절 검사를 한다. 그러나 두통으로 힘든 환자는 그 어떤 과보다 신경과를 가장 먼저 찾아야 한다. 그러나 편두통 환자의 경우 다른 병원을 헤매다 뒤늦게 신경과에 오는 경우가 많다.



이전 09화 두통과 눈 영양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