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의 수난시대

by 소금별



젊은 세대의 수난시대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가는 길, 젊은 여자 둘이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나도 나이 든 사람인지 눈살을 찌푸렸다.


매직으로 한 듯 찰랑거리는 긴 머리, 정성스럽게 다듬은 손톱과 똑같은 매니큐어 빛깔이 데칼코마니 같았다. 비를 피해 정류소 아래 찾아든 그녀들의 담배 냄새가 서늘한 공기를 타고 흐르고 있었다.


아침 뉴스에 캄보디아 납치 사건이 크게 보도되었다. 밥을 먹던 남편이 눈을 크게 뜨고는 “정말 큰일이다.” 말하며 혀를 찼다. 그리고는 나를 힐끗 보며 말했다. “세상 참 무섭지. 동남아는 저래서 가면 안된다니까.” 남편은 평생 그곳에 가지 않을 것 같은 말투로 이야기를 했다.


한 달에 월급이 천만 원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젊은이들이 캄보디아를 찾아들었다. 뉴스에서 인터뷰하던 한 목사는 캄보디아에서 납치된 사람들이 300명을 넘는다고 했다. 20대 젊은이의 납치와 고문, 사망으로 이어진 사건이 연일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다.


문득 어젯밤 온라인수업에서 들었던 말이 떠올났다. AI가 인기를 끌면서 20대들의 취업률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했다. 우리 아이도 진로를 그쪽으로 잡고 있기에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창밖으로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버스 안은 그새 사람들로 북적인다. 내 앞에 앉은 두 사람은 출근을 하고 있는걸까. 유난히 긴 손톱이 연신 휴대폰 액정을 두드리고 있다.


흐린 하늘만큼 자식 키우는 엄마 마음은 뿌옇기만 하다. 버스는 달리고, 사람들은 우산을 쓰고 걷는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린다. 이 비가 그치면 해가 비추듯이 우리 아이들의 앞날에도 밝은 기운이 가득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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