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눈사람 | 디카시

by 소금별



도시 눈사람


눈이 내리고 눈이 녹고

봄이 온다

뒤늦게 세워진 나는

어린 왕자처럼 머플러를 날리며

흙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린다




들판을 걷다가
눈이 다 녹은 자리에

하얀 덩어리 두 개를 보았다.


봄빛 아래 서 있는 눈사람.
자기 계절을 잃어버린 표정이 보였다.


봄은 저만치 와 있는데

겨울의 몸으로 서 있는 존재.

그 모습이 어쩐지 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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