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 오는 사람은 부끄러움을 극복한 사람들일까?

40대 아저씨, 가족과 함께 수영에 빠지다

오랜만에 천안 국민체육센터에 가서 자유수영을 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천안이라 여기를 간 것은 아니고 출장 간 김에 잠시 짬을 내서 수영을 했습니다. 약 1년 전즘에 이 곳을 왔던 기억이 나는데, 그새 수영장 수리기간을 거쳐 깨끗하게 새단장을 한 모양입니다.


수영은 이런 점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출장 가서도 새벽에(또는 저녁에) 할 수 있고, 심지어 오늘처럼 비가 오늘 날에도, 바람이 불거나 추운 날에도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런닝이 유행이라 하니 런닝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겠죠? 하지만 제 생각에 웬만한 런닝 중독자가 아니고서야 비 오고, 눈 내리고, 추운 날에 런닝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그러고 보니 저도 수영 중독자니까 출장 가서까지 이렇게 수영을 하는 것 같네요:)


그래도 실내 운동이 가지는 상대적 장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주변 동료나 친구들에게 수영을 한 번 해보라고 자주 권하는데, 앞에서는 머리를 끄덕이지만 실제로 수영장을 찾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금 수영장을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은 '원래 수영장을 다니고 있던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들이 수영장을 쉽게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수영복을 입어야 하는, 즉 다른 말로 하자면 옷 벗고 하는 운동이라는 것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 수영복을 입자니, 일단 몸매가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할 것 같고, 몸에 털도 없어야 할 것 같고, 피부도 좋아야 하는 등 생각할 것이 한 두개가 아니죠. 걷거나 달리는 운동이야 마음에 드는 운동복 입고, 운동화 신고 밖에 나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그만이지만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지금 수영장을 다니는 사람은 위의 것들을 어느 정도 극복(?)했기 때문에 수영이라는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 수영장에서 몸매가 좋은 사람들은 어쩌면 수영을 했기 때문에 그런 멋진 몸매를 가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수영을 했기 때문에 피부가 좋을 수도 있고, 털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 수영장에서 조금만 유심히 관찰해보더라도 몸매가 좋은데 수영을 못하는 사람은 그렇게 쉽게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다른 운동으로 몸매 관리를 잘 해오신 분들은 원래 하던 운동을 계속하려고 하지 수영장에서 물 먹고 허우적 거리며 자세도 안 나오는 초보 수영인이 되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옷을 입고 하는 여타의 운동들은 그 운동을 하기 위해 미리부터 몸매를 관리하고, 피부와 털을 관리하지는 않지만, 수영을 시작해보면 나도 모르게 이런 부분에 관리를 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행인 것은 수영장에 원래 몸매 좋은 사람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막상 수영을 배워보면 자유형하면서 내 숨쉬기도 바빠 다른 사람 몸매 구경할 새가 없을 것입니다. 또한 요즘은 제모 기술이 날로 발전해서 마음만 먹으면 제모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시대 입니다. 피부 관리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 이렇게 수영을 위해 자신을 관리하는 또 다른 이유는 더 멋지고 더 예쁜 수영복을 입고 싶다는 욕구도 한 몫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수영을 시작해 보면 더 짧고 더 많이 노출되는 수영복이 곧 그 사람의 수력(수영경력)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영을 한 번 배워보고 싶은데, 위의 것들이 장애물이었다면 해결방법은 무궁무진하니 한 번 도전해 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가방에는 수영복, 수모, 간단한 샤워도구가 들어간 작은 준비물만 하나 챙기시면 '어제 저녁 자리에서 너무 많이 먹었는데', '오늘 점심 때 많이 먹을 것 같은데' 와 같은 일상의 작은 걱정거리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습니다.


조금 많이 먹으면 어때요? 더 많이 수영하면 되는데요~ 오늘도 수영장으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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