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ssica Feb 04. 2022

아이에게 닌텐도가 폰 게임보다 나은 이유

초등 저학년 남자아이의 게임


  스마트 폰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학교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추운 복도 계단에 앉아서 게임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방과 후에는 신호등 파란불을 기다리면서 게임을 하고 있고 집에 걸어가면서도 게임을 한다. 학원가는 길에도, 가서도 자투리 시간에 게임을 한다. 아파트 곳곳에 숨어서 게임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일단 길에서는 위험하고 학원이나 학교에서 게임을 한다면 집중력에 문제가 생긴다. 당연히 눈빛이 흐리멍덩하고 넋이 나가 있다. 종이 쳤는대도 책도 꺼내 놓지 않고 한판만 더를 외치며 선생님이 앞에 섰는대도 게임을 하기도 한다.  더욱 게임 생각이 나고 하다 보면 과몰입이 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는 게임기를 손에 항상 들고 다니는 아이들은 심심할 겨를이 없다. 심심해야 책도 보고 뭔가를 배우기도 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어진다.     


  폰 게임이 결정적으로 더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광고이다. 게임을 하다 보면 광고가 중간중간에 계속 나와서 어쩔 수 없이 봐야 한다. 광고에는 아이들이 보기에 적절치 못한 것들이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게임이 아무리 교육적으로 적절한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하다 보면 지루해지기 마련이고 광고에서 봤던 다른 게임이 해보고 싶게 마련이다. 폰 화면에는 그런 식으로 게임 어플이 늘어나 있다. 부모님들은 그냥 게임 하나보다 하고 놔두면 안 되고  어플을 일일이 열어보고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야한 영상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현질을 (실제로 돈 주고 아이템 사는 것)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는 사람과 소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욕을 배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만 한다.  

    

  그 외에도 단점은 많다. 작은 화면을 들여다보니 눈이 당연히 나빠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 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뇌의 전두엽이 활동을 멈추고 정지상태가 된다고 하니 뇌 발달에도 좋지가 않다. 반복적인 영상 자극은 미숙한 뇌에 치명적인 자극을 주어 틱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틱은 남자아이들 10명 중 7명이 틱을 경험할 정도로 아주 흔한 증상이라고 한다. 뇌 발달을 하는 과정에서 자극과 스트레스가 틱을 유발한다고 하는데 이 증상이 감기처럼 그냥 시간이 지나 사라질 수도 있는 반면에 아주 드물게는 성인이 되어서도 한다고 한다. 틱은 눈 깜빡임을 시작으로 아주 가볍게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얼굴 전체 찡그리기, 머리 돌리기, 어깨 들썩이기, 단어 반복하기 등 증상이 다양하다. 실제 놀이터에서 남자아이들을 관찰하면 눈을 자주 깜빡깜빡하는 아이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2학년 2학기에 스마트 폰을 주는 대신 포켓몬 카드와 닌텐도 게임으로 아이와 딜을 했다. 다른 아이들 다 하니까 폰 게임을 하고 싶다는 아이에게 당시 유행하던  포켓몬 카드 한 상자(30매 정도 들어있는 카드 한 상자가 3만 원!)와 닌텐도 게임을 사주었다. 닌텐도는 게임기와 게임 팩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광고가 없다. 닌텐도 스위치도 조립을 하면 얼마든지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는 휴대용이 된다. 병원 대기시간이나 공공장소에서 닌텐도 스위치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봐왔다. 하지만 우리는 작은 방에 있는 티브이 화면에 연결해서 반드시 엄마 아빠 중 한 명과 할 수 있다, 주말 한 시간만 할 수 있다는 규칙을 만들었다.      


  마리오 카트라는 게임은 자동차 경주 혹은 자동차를 타고 팀을 나눠 배틀 하는 경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게임을 한참 재밌게 했다. 이제 3학년이 되어 게임에 대해서 잘 아는 남편이 숫자와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저렴한 게임들을 다운로드하여 같이 해보기도 했는데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다.

   

  핸드폰 게임을 하지 않는 대신 주중엔 보드게임을 하고 주말엔 닌텐도 게임을 한다. 엄마, 아빠와 건전한 게임을 주말에 한 시간 정도 하는 것은 내 기준에도 합리적인 선택이고 아이도 재미있어하니 만족스러웠다. 게임에 관한 한 부모가 아이보다 먼저 더 알고 있어야 적절한 콘텐츠의 게임을 제시해줄 수 있고 같이 하면서 즐길 수가 있다. 그래서 아들을 키우고 있다면, 게임을 하고 싶어 한다면 저학년일 경우 이렇게 게임에 관해서 공부를 좀 먼저 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 가정은 남편이 게임에 관해서 잘 알고 있어서 남편이 게임에 관한 것은 주도해서 아이와 같이 한다. 나는 이제 겨우 마리오 카트를 하는 정도이다. 게임을 공부해야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에게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기는 일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