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이 바뀌었다.

by 미스터규

교장선생님이 바뀌었다.


낡은 캐비닛을 내보내고,


책상을 더 안쪽으로 밀어 넣고,


빈 공간에 회의용 탁자와 의자를 들여놓을 생각을 했다.


그것은 사소한 일들이었다.


누구나 하는 정리와 배치의 일,


새로 온 교장이 오더라도 달라지지 않는 생활의 결.


그런데 체육관은 달랐다.

전임 교장은 이곳을 마을과 함께 쓰자고 했다.


벽돌과 나무, 조명과 기계음이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듯이.


이제는 운영위원회의 심의만 남아 있었고,


나는 그저 행정적인 절차를 밟으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새 교장은 고개를 저었다.


목소리가 단단했고, 말끝은 날카로웠다.


주말 개방은 안 된다고.


나는 본청에, 구청에 전화를 걸었다.


이미 예산과 사업은 움직여버렸고,


멈출 수는 없다고 했다.


종이 위에서, 회의 위에서, 계획은 굳어 있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주말마다 당직전담원이 있고,


스쿨매니저가 있고, 문을 열어줄 사람도 있었다.


지금까지 문제는 단 한 번도 일어난 적 없었다.


바닥에 흩어진 공의 굴러가는 소리처럼 단순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교장은 그 단순함 속에서 어떤 위험을, 어떤 불안을 보았던 것일까.


나는 체육관의 문을 바라보았다.
쇠로 된 손잡이는 햇빛을 받아 희미하게 반짝였다. 아직 아무도 들어오지 않은, 그러나 언젠가 열려야만


하는 문.


그 앞에서 나는 오래 서 있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다는 듯이.

정말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보지 못하는 문제들이 벽 속에, 문지방 아래에, 어둡게 숨어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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