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내렸다.
비는 하루에도 몇 번씩 쏟아졌다 멎기를 반복했다.
그날도 창밖의 회색 하늘이 무너져 내리듯 열리고,
빗줄기는 건물의 벽을 세차게 때리며 스며들었다.
시청각실에서 누수가 있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옮겼다.
계단 밑에 도착했을 때, 어둠이 고여 있는 바닥 위로 물이 번져 있었다.
흘러들어 모여든 작은 웅덩이는,
오래된 건물의 몸이 제 속살을 드러내는 듯한 풍경이었다.
담당 직원은 땅을 파서 집수정을 설치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확신보다 체념에 가까웠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을 받아들였다.
돌아서려는 순간, 또 다른 소식이 전해졌다. 2층 창문이 열려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서둘러 올라가 보았다.
빗물이 복도 바닥을 가득 적시고 있었다.
흰 불빛 아래 번들거리는 물자국은 사람의 부재와 방심이 남긴 흔적 같았다.
환경미화원과 함께 걸레를 들고 물을 닦았다. 우리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바닥은 잠시 마른 듯했으나,
곧 다시 스며들고 번졌다.
빗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창밖에서 몰아치는 소리가 건물의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왔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우리가 닦아내는 것이 물인지, 아니면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잔해인지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