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미모닝
새벽 4시 반에 알람을 맞춰놓았는데 못 들었다 ;;;
그래도 용케 5시 알람은 들었다.
일어나서 화장실을 갔다가 20분 모닝요가를 한다.
10분 명상도 한다.
그리고 하루를 시작하는 가장 처음의 일로 브런치에 왔다.
자~ 이제 글을 써볼까?
2년 전 8월의 어느 날, 자다가 갑자기 가슴 답답함을 느꼈다. 아무 일도 없이 그저 평온한 일요일을 보내고 잠자리에 든 터였다. 이게 도대체 뭐지? 싶었다. 새벽 2시 캄캄한 그 어둠이 갑자기 두려워져서 거실로 나가 불이란 불은 다 켰다. 그래도 진정이 되지 않는 듯한 답답함과 숨 막힐 것 같은, 뭔가 꽉 막힘 같은 그 느낌은 뭐랄까.. 가만히 있으면 죽을 것 같은 것이었다. 거실을 한없이 왔다 갔다 했다. 누가 봐도 딱 불안증세였다.
당시 나의 불안은 코로나였다. 처음엔 그저 이게 뭔 일이래 했던 게 매일 같은 속보와 사망 소식을 전해 들으니 코로나의 코자만 봐도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뉴스를 틀지 않았다.
이 무시무시한 전염병으로 우리 중 누구 하나 잘못되면 어쩌나... 사람을 많이 만나는 남편이 먼저 걸려서 사달이 나면 어쩌나.. 울애기 이제 6살인데 그럼 나는 애를 어떻게 키우나.. 난 아무런 능력이 없는데 어쩌나..
이런 생각들이 내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도 잘 자다가 새벽에 느닷없이 그런 공포가 찾아올 줄은 정말 몰랐다.
꼬박 이틀을 힘들어했나보다.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덕분에 난생처음으로 심장검사와 위 내시경과 유방암 검사까지 본의 아닌 건강검진을 했다. 하지만 난 건강했고 심지어 혈관나이는 내 나이보다도 어렸다.
모든 의사들이 나에게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신경정신과만을 남겨두고 모든 진료를 마무리했다. 신경정신과를 가야 한다... 거길 꼭 가야 하는 병일까?.. 고민하면서 여러 가지를 검색하게 되었다.
그때 나의 검색 키워드는 불안장애, 공황장애, 가슴 답답함, 숨 막히는 증상, 가슴이 답답할 때. 이런 것이었다.
어느 키워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떤 블로그에서 유튜브 링크를 걸어둔 게 있었다.
요가명상이었다. 당장 시작했다. 호흡명상을 했더니 확실히 편안해졌다. 그래서 매일 요가와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 않으면 그 숨 막힘과 가슴 답답함이 또 찾아올까 봐 겁이 나서 하루도 빼지 않았다.
명상 콘텐츠를 즐겨 찾으면서 알게 된 많은 것들이 있다. 그것 중의 하나가 새벽 기상이었다.
관련 책을 찾기 시작했다. <아티스트 웨이>에서는 미라클 모닝과 함께 모닝 페이지를 알게 되었고, <미라클 모닝 밀리어네어>에서는 성공하는 사람들이 새벽시간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인문학과 자기 계발서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그 전에는 에세이, 소설, 육아서만 읽었는데 자기 계발서를 읽다 보니 어쩐지 용기가 생기고,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고, 도전 의식이 생겼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날의 가슴 답답함과 숨 막힘이 더 이상 생기지 않으니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기분이 들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2년 동안 요가와 명상을 빼놓지 않았다. 물론 매일 하던 것을 자주 미루곤 했지만, 제주 한 달 살기를 떠나면서도 요가매트를 가지고 갔을 만큼 요가와 명상에 진심이었다.
미라클 모닝은 무엇보다 나에게 신세계를 안겨주었다.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게 힘들고 싫어서 직장생활 (나는 치위생사였으므로 지과로 출근했다 )을 3년밖에 안 했다. 여자들의 직업으로 안정된 직장이었다. 난 그 아침이 싫어 그 좋은 직장을 때려치웠다.
그랬던 내가 미라클 모닝이라니..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할 수 있었다.
새벽의 그 공기가 너무 좋았다. 하루가 늘어나는 게 지루하지 않았다. 시간이 없어 못 읽던 책을 읽을 수 있고, 모닝 페이지를 쓰면서 아무 말이라도 내 속을 꺼내니 시원해졌다.
뜨거운 차를 끓이고 알싸한 새벽 공기를 맡는 일이 즐거워지고 기다려졌다.
인간은 원래 간사하다. 그래서 인간인지도 모르겠다.
말 그대로 살만하니까 나를 살게 해 준 것들이 더 이상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기도 한다.
나를 살게 해 준 미라클 모닝이 점점 오늘만, 내일부터로 미루어졌다. 나이가 드는 건지, 체력이 저하된 건지 자꾸만 다시 못 일어나 졌다. 그동안 열심히 했으니 이제 그만해도 되는 어떤 숙제를 끝낸 것처럼 그렇게 미모닝을 끝냈었다. 미모닝도 좋지만 아침잠은 역시 꿀이더라.
꿀 같은 잠을 실컷 자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그 3시간의 차이가 어마어마했다.
어떤 날은 그날 해야 할 일을 절반밖에 못하는 날도 허다했고, 무엇보다 책을.. 덜 읽게 되었다.
읽고 싶은 책과 읽어야 할 책이 쌓였는데, 저걸 빨리 읽어야 하는데, 하는 조급증이 생기기 시작하고 뭔가 하루가 굉장히 급하고 바빠진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언제나 잠자리에 들기 전엔 전쟁 같은 하루였다고 생각했다. 미라클 모닝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가 전쟁이 아니라 선물이라는 것을 곧잘 느끼곤 했었는데..
그래서 다시 시작한다. 두 달만이다.
미라클 모닝이 나의 잠을 뺏을지라도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돌려주기 때문에 손해 볼 일없는 장사다.
일찍 일어나기 위해 일찍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저녁 시간을 길게 쓰는 것보다 아침 시간을 길게 쓰는 게 인간에게는 훨씬 좋다. 아침이 주는 에너지는 오직 아침에만 가질 수 있으므로 나는 그 에너지를 양껏 받을 것이다.
미라클 모닝을 하기에 아주 딱 좋은 계절이다.
여름 새벽 5시는 새벽 같지 않다. 하지만 지금 새벽은 너무도 새벽답다.
추워질수록 새벽에 일어나기가 더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해보았더니 추워질수록 새벽을 맛봐야 하는 게 맞다.
새벽 기상에 도움이 되는 팁 하나.
알람시계든 폰이든 내가 일어나서 꺼야 하는 자리에 두고 잠자리에 들라!
알람이 바로 손 닿는 거리에 있으면 당장 꺼버릴 테니 욕을 하면서라도 꼭 두발로 걸어 알람을 꺼야 하는 거리에 두어야 한다. 나는 오늘도 이 방법으로 미라클 모닝을 다시 시작하는 데 성공했다.
해보았으니 더 쉬울 거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미라클 모닝은 몇 년을 했어도 언제나 매일이 처음이다.
처음처럼 마음을 가져야 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만두기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의 하루를 늘렸으니 오늘도 즐겁게 살아보자.
모두 굿모닝~~ 모닝코히 한잔 하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