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이 듣는 말
"어머, 그 나이가 정말이세요?"
"웬디님처럼 살고 싶어요."
"너무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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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나' 아닌 사람을 부러워한다. 나도 정말 부러운 것이 많았던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부럽다는 말을 드러내고 하지 않는다. 이건 자존심일 수도 있고, 오만함일 수도 있다.
부러워도 부럽다는 말을 못 하는 사람은 어쩐지 의뭉스럽다. 나는 내가 의뭉스러울 때가 딱 그럴 때이다.
젊은 날엔 결코 부러워도 부럽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속으로는 부러워 죽겠으면서도 가식적인 웃음을 보이던 내가 나는 참 무섭다는 생각도 했었다.
나이가 들면서는 부럽다는 말도 곧잘 할 줄 안다.
그러나 내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부러워요'이다.
사실 부럽다는 말이 오가는 곳은 SNS세상이다. 진정성 없이도 우리는 누군가의 콘텐츠에 댓글로 부럽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면서 그 사람의 행복감에 한 스푼 더하기를 해준다. 누군가에게 부럽다는 말을 들으면 일차원적으로는 자존감이 올라간다. 거기에서 겸손을 모르고 정말 내가 잘난 줄 안다면 그때부터는 우월감과 오만함이 나를 덮는다. 부럽다는 말은 때론 양분이 되고 희망이 되지만 또 가끔은 자만과 잘난 척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내가 듣는 부러움에는 사실 큰 것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 주변사람들은 자기 성장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책을 더 잘 읽고 싶어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싶어 하고, 출퇴근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하고, 남편 밥은 어쩌다 차려주고 싶어 하고, 내 아들도 딸 같은 아들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워킹맘으로 바깥일과 집안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부류이다. 내가 사실 그들의 입장이었어도 나 같은 사람을 보면 부럽다는 말을 먼저 할 것이다.
나는 출퇴근도 없고, 전업맘으로 아이만 바라보며 사는 것도 아니고, 꼬박꼬박 남편밥을 차려줘야 하는 것도 아니며, 내가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글 쓰고 싶을 때 쓰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대개 아이 때문에 일자리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육아맘들에 비해 내가 하는 일은 비전도 있고, 수입도 시간제알바하는 것보다는 괜찮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브랜딩 하는 데에 힘쓰고 있으며, 이것은 곧 앞날에 대한 희망이기도 하다.
가끔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어쩌지 못하니까 그냥 이끌리는 대로 살아가는 젊은 엄마들이 많다. 그중에는 고학력자도 포함이고, 전문직도 포함이며 또 반대의 경우이기도 하다. 내가 아무리 잘났어도, 아무리 잘 나갔어도, 아무리 똑똑하고 능력이 뛰어나도 아이 엄마가 되는 순간 변하는 것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잘 나가던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고, 복직에 어려움을 겪고, 대개 아이를 낳기 전의 직장보다 조건이 부족한 직장생활로 다시 되돌아가면서도 살림과 육아라는 또 다른 보따리를 등에, 머리에 이고 져야 하는 삶.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돈일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돈? 물론 필요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리 없다. 돈은 있다가도 없는 거고, 없다가도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자기 성장이다. 누구 엄마, 누구 아내가 아닌 누구 000.
그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이미 몸도 마음도 나이도 예전과는 다른 누가 되어 있다.
과거의 나를 자꾸 불러들여 회포를 풀다가도 멍해지는 건 다 지나간 일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나를 그려본 이가 많지 않다는 사실에 몇 번이나 놀랐다.
클래스를 운영해 수강생들을 만나다 보면, 정말 자신의 노후에 대해 경제적인 부분을 떠나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그리며 사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 나는 무척 안타까웠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싶었다.
심지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그들에게 듣는 말이 '부러워요'이다.
나는 그들의 부러움을 날려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산다. 내가 부럽기만 했던 사람들이 어느덧 타인으로부터 부럽다는 말을 듣는 횟수가 늘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그럴 때면 정말 뿌듯하면서도 다행이다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돕는 일을 더 전문적이고 더 활발하게 하고 싶어 나는 열심히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산다.
미래 사업에 대한 계획과 포부를 가지고, 희망을 그리며 사는 일은 내 나이보다 훨씬 나를 젊어 보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