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블로그를 하지 않았다면

시작되지 않았을 제2의 인생

by 그레이스웬디
2022년 4월 5일.
그렇다. 정확하게 4월 5일이었다. 내가 블로그에 대한 강의를 처음 들은 것이.


블로그를 개설한지는 아이를 낳았을 때 2015년이었다. 말 그대로 개설만 해두고 왜 해야 하는지,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조차도 모르겠어서, 블로그보다는 편한 인스타그램을 주로 했었다. 언젠가 인친님들과 미라클 모닝 모임을 만들어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한 분이 자기는 미모닝 시간에 블로그 포스팅을 하겠다고 하셨다.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새벽에 일어날 결심까지 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다.


그랬던 내가 블로그를 한다.

블로그를 개설해두었기 때문에 나는 필사 모임에서 필사 인증을 하는 도구로 쓸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쓰기 책을 읽다가 어느 작가님이 블로그에 글을 써라라고 했기 때문이다.

왜 블로그에 글을 써야 하냐 하면, 혼자 일기장에 쓰는 글은 퇴고라는 것을 하지 않는다. 아무도 볼 사람이 없고, 보여줄 글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면 이웃님들이 보게 된다. 댓글로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 블로그의 이웃들을 유지하기 위해 블로그를 잘 꾸려내고 싶어 진다.

블로그를 잘 만들어가려면 글을 주기적으로 써야 한다. 그러므로 글쓰기 습관에 익숙해진다. 블로그에 이웃 수도 늘고 공감과 댓글 수가 늘어갈수록 재미가 생긴다. 그러니 블로그에 자꾸만 글을 올리고 싶어 진다.

책에서도 나온 말이지만 무엇보다 내가 리얼로 느낀 점이다.


블로그를 하지 않았을 때는 일상이 지루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이제 젊지도 않은 나이에 아이를 키우다 보니 만남에도 한계가 생겼고, 만나도 의미가 없었다. 그저 시시하게 시간낭비만 하고 있다는 생각만 들었다.

뭔가 비전이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취직을 할 수도 없다. 사업을 시작할 수도 없다. 한다면 온라인일 수밖에 없다. 장사든 사업이든, 내 몸이 묶여있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없다. 000 화장품 사업을 하자고 달려드는 인간들이 줄을 섰다. 하지만 나는 그런 식으로 영업을 할 자신이 없는 사람이다.


이 지루한 일상 속에서 하는 것이라고는 책 읽기뿐이었다. 블로그에 글을 쓰라고 하니 뭐라도 써야 했다.

그래서 필사하는 것을 인증하기 시작했다. 이건 뭐 인스타보다 더 대충 포스팅을 한다.

단톡방에 영어모임과 독서모임이 있다. 친한 동생들과 하는데 어느 날 한 동생이 애드센스 강의를 무려 00만 원을 주고 듣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모두 엥? 했다. 그게 뭔지는 몰라도 뭐 그런 강의를 듣기엔 수강료가 세다. 그 동생이 강의를 듣고 단톡방에 알려주었다. 그래서 우린 모두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했고, 목표는 애드센스를 승인받는 거였다.


진짜 하루도 안 빼고 매일 글을 쓰기를 꼬박 한 달을 했더니 애드센스 승인이 났다.

그런데 내가 그동안 했던 필사 인증 따위로는 상대도 안될 글을 써야만 했다. 일단 내 머릿속에서 안 나오면 네이버 지식백과부터 다른 포스팅의 글을 참조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2000자 정도로 글을 풀어내야 했다.

보통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걸 하다 보니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다.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어떤 사람들을 타겟층으로 삼아야 하는지 등등을 고민했다.

그리고는 티스토리보다 네이버 블로그가 나에게 더 맞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네이버 블로그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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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4월 강의를 듣고 제대로 블로그를 꾸미기 시작했다. 1일 3포스팅을 하는 날이 많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매일 올리고 싶은 포스팅이 넘쳐난다. 하루 종일 블로그만 하고 있어선 안되니까 스스로 시간제한을 둔다. 그래서 3포스팅을 마치면 그날 나는 포스팅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어느덧 6개월 차가 되고 있다.

6개월 만에 나는 블로그를 통해서 많은 것을 얻었다. 먼저 애드포스트는 진즉에 승인이 나서 현재까지 매월 10만 원 정도의 광고료가 입금된다. 통장에 네이버라는 글자로 입금이 되는 걸 볼 때마다 마치 내가 네이버 직원이라도 된듯한 기분이 나쁘지 않다.

둘째,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블로그에서 포스팅을 꾸준히 하지 않았다면, 브런치 작가에 도전할 생각조차 못하고 살았을 터였다.

셋째, 전자책을 출간했다. 크몽에 등록되었으며 블로그가 아니었다면 전자책은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넷째, 많은 이웃들이 내 블로그에 오신다는 희열을 느끼게 되었다. 6개월 만에 이웃수 9,000명이라는 건 나에겐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4월에 나의 이웃수는 26명이었다.

다섯 번 째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네이버 상단에서 내 글이 자주 보인다는 성취감이다.

처음엔 그저 신기했던 일이 이제는 어느새 익숙해질 만큼 내 글이 상위 노출이 잘 된다는 점은 나 스스로도 칭찬할 일이다. 그냥 되는 건 없으므로, 내가 블로그를 이렇게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건 역시나 꾸준함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평제의 메일을 많이 받는다.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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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의 콘셉트

나는 처음부터 블로그를 한다면 도서 블로그를 운영할 생각이었다. 읽은 책들을 노트에 독후감으로 남기는 게 습관이 되었기 때문에 블로그에 북리뷰를 하는 것은 당연했다. 두서없이 시작한 서평도 다른 블로거들의 포스팅을 보면서 따라 하기도 하고, 변형하기도 하면서 나에게 점점 맞는 서평 스타일도 찾게 되었다.

그리고 매일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하브루타를 하는데, 그것을 그대로 포스팅하기 시작했다.

많은 분들이 책 리뷰보다 그림책 하브루타를 더 좋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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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꾸준히 포스팅을 하다 보니 어느덧 블로그는 나의 직업이 되었다.

물론 수익이 큰 건 아니지만 나는 모임이나 블로그 강의로 수익을 내기도 한다.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쓰면서, 하고 싶은 만큼 자유자재로 시간을 투자하여 조금이라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나가서 땅을 파봐라, 10원 한 장 건질 수 있나' 이 흔한 얘기가 진리다.

돈 10원 한 장 못 벌던 내가 지금은 이래저래 평균 40만~50만 원 정도를 벌고 있다. 물론 나의 목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나는 점점 더 발전할 것이고, 온라인 건물주가 될 것이다.


블로그를 하지 않았다면 절대 생기지 않았을 일들.

글쓰기를 위해 기웃거리다가 직업처럼 열심히 하게 된 블로그가 나는 너무 재미있다.

현재 나는 도서 인플루언서에 도전 중이다.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면 한층 더 성장할 것이다.

그러니 무엇을 하려든지 일단 블로그로 시작하라.
블로그를 통해 나를 알리는 퍼스널 브랜딩을 시작하라.
그렇게 쌓인 나의 블로그 포스팅들은 곧 포트폴리오가 된다.

한 줄 요약 : 블로그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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