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만 친절한 사람들
나는 ‘친절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그런가 보다. 웃는 얼굴, 낮은 목소리, 신속한 응대.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내 이름이 자주 올라온다.
그런데 나는 알고 있다.
진짜 친절은 웃는 얼굴이 아니라, 빠른 해결이라는 걸.
고객이 원하는 건 “잘 부탁드립니다”가 아니라,
**“스트레스 없이 원하는 걸 갖는 것”**이다.
주말 러쉬.
카운터 뒤로 줄이 끝없이 이어졌다.
업셀링, 멤버십 가입, 본사 프로모션 안내까지.
모든 결제가 매뉴얼화되어 있었다.
그 순간, 신입 직원이 들어왔다.
그는 평소에도 말이 길었다.
묻지도 않은 설명과, 과한 친절.
“포장해 주세요.”
“아, 그건요? 이건 이렇게 드셔야 맛있고요~ 포장은 저희가 이렇게, 저렇게…”
줄은 점점 길어졌고, 고객들의 얼굴도 딱 그만큼 일그러졌다.
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고, 매뉴얼대로 일하고 있었다.
어쩌면 본사 기준에선 ‘모범 사원’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진짜 친절은 눈치다.
한 사람을 응대하되, 그 뒤의 열 명까지 고려하는 것.
‘모두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정말 친절한 사람이다.
그날 나는 그 신입의 미소가,
오히려 무례하다고 느껴졌다.
웃고 있지만, 친절하진 않았다.
“누가 나를 평가하죠?”
손님이 웃지 않으면 내가 잘못한 걸까.
본사 매뉴얼대로 해도 리뷰가 안 좋으면, 나 때문인 걸까.
상사의 말 한마디보다, 어쩌면 그날 손님의 눈빛 하나에 하루가 무너진다.
내가 누군가의 하루를 책임지는 일. 그런데 나는, 누구에게 책임 받는 사람일까.
친절을 평가받는 삶에서, 진짜 나의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