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흘러도 그 자리에 머무르는 듯 보이고, 계절은 바뀌어도 늘 되풀이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낸 시간은 강물처럼 스쳐 지나가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이 수필집은 그런 시간 속에서 반짝였던 모래알 같은 순간들을 한 줌 모아 이어 붙인 작은 조각보와도 같았습니다.
유년의 달 뫼 마을에서 뛰놀던 째깐이의 웃음부터, 아버지의 유언이 남긴 빛, 교실에서 다시 마주한 지난날의 나, 그리고 오늘을 지탱하는 한 올의 실까지. 글을 쓰는 동안 저는 제 안에 잠들어 있던 기억과 감정을 다시 불러냈고, 그 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사람들과 관계, 그리고 저 자신을 새삼스럽게 발견했습니다.
《시간의 강, 모라의 계절》은 끝났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삶은 여전히 흐르고, 계절은 또다시 바뀌어 옵니다. 저는 다음 계절을 향해 다시 걸어갈 것이고, 그 길 위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발견하리라 믿습니다.
끝까지 함께 걸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글들을 읽는 동안, 혹여 당신의 마음속에서도 잊고 지낸 기억 하나가 빛을 발하고, 작은 실 한 올이 다시 이어지길 바랍니다. 그것이 제가 이 글을 쓴 가장 큰 이유이자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