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러. 눈먼 수학자의 시야, 내적 빛

시각을 잃고도 지성을 이어간 노년의 기록

by 진주


 레온하르트 오일러(Leonhard Euler, 1707–1783)는 스위스 바젤 근교에서 태어났다. 목사의 아들로 자라며 신앙과 학문적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고, 바젤 대학교에서 요한 베르누이의 지도를 받으며 수학적 재능을 꽃피웠다. 그는 수학·물리·천문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850편 이상의 논문과 저술을 남겼다. 함수 표기법 f(x), 삼각함수 기호, 수학적 상수 e 등 오늘날 우리가 쓰는 수학 기호와 개념의 상당 부분이 오일러의 손에서 정리되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베를린 아카데미에서 활동하며 “수학의 거인”이라 불렸던 것도 이 시기였다.

시각의 상실

 그러나 그의 삶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졌다. 1738년, 심한 열병을 앓은 후 오른쪽 눈을 잃었고, 1766년 뇌출혈 이후에는 왼쪽 눈마저 실명하게 되었다. 오늘날 학자들은 홍채염이나 백내장, 또는 뇌혈관 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추정한다. 결국 그는 완전히 시력을 상실했으나, 멈추지 않았다.


“내 눈은 빛을 잃었으나, 마음의 눈은 여전히 수학을 본다.”
— 오일러


 오일러는 시각을 잃은 뒤에도 매일 아들과 제자들에게 수학 문제를 구두로 풀어내게 했다. 머릿속에서 복잡한 계산을 배열하고 논리적 구조를 설명하면, 제자들은 받아 적어 수십 편의 논문으로 엮었다. 그의 지적 욕구는 실명 앞에서도 꺼지지 않았다.

노년의 루틴

 그의 노년 일상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루틴으로 이어졌다.

아침: 가족과 함께 짧은 기도를 드린 후, 머릿속에 준비한 수학 문제를 구술로 풀기 시작했다.

낮: 아들 요한 알브레히트와 비서들이 받아 적는 동안 그는 끊임없이 계산과 증명을 이어갔다.

오후: 학문적 편지를 동료 학자들과 교환하며 연구를 발전시켰다.

저녁: 간단한 산책과 가족과의 담소, 이어 다시 문제 풀이에 몰두했다.


 그에게 하루는 빛을 보지 않고도, 여전히 수학적 광휘로 가득 차 있었다. 시각이 사라진 자리를 지적 욕망과 공동체의 도움으로 채워낸 것이다.

어르신 사례와 연결

 내가 아는 한 어르신은 당뇨 합병증으로 어느 날 갑자기 한쪽 시력이 상실되었다. 남은 눈도 시야각이 좁아져 글을 읽는 것도, 길을 걷는 것도 불편해졌다. 시력은 단순한 감각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독립성을 지켜주는 힘임을 그는 절감하고 있었다.


“눈은 단순히 세상을 보는 창이 아니라,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잃고 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큰 은혜였는지 알게 된다.”


 이 어르신은 갑작스러운 시력 상실 앞에서 사회적 고립과 두려움을 겪었으나, 가족과 간호사의 도움 속에서 최소한의 일상을 지켜나가고 있었다.

노년기의 시력 문제와 예방

 어르신들에게 시력 문제는 노년의 삶을 크게 흔드는 요소다. 나이가 들면 눈물 분비가 줄어 안구건조증이 생기고, 백내장·녹내장·황반변성과 같은 질환이 급증한다.

백내장: 수정체 혼탁으로 시야 흐림, 70대 이상 절반에서 발견.

녹내장: 안압 상승으로 시야가 좁아짐.

황반변성: 망막 중심부 퇴행으로 시력의 중심이 흐려짐.

 이들은 서서히 진행되기에 정기적인 검진이 핵심이다. 또한 금연과 영양 관리, 충분한 수분 섭취, 자외선 차단, 20-20-20 눈 운동, 인공눈물 사용 등 생활습관 관리가 예방과 지연에 도움이 된다.

공통된 메시지

 오일러와 이 어르신 모두, 시각 상실이라는 위기 앞에 섰다. 그러나 오일러는 공동체와 학문적 몰입으로 삶을 이어갔고, 어르신은 의료진과 가족 돌봄 속에서 남은 빛을 붙들었다.


“눈은 영혼의 창이다. 그것이 흐려질 때, 삶의 빛도 함께 흐려진다. 그러나 우리는 남은 빛을 지킬 수 있다.”


 실명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지적 열망이 오일러의 노년을 장식했다면, 오늘날 어르신들에게는 과학과 의학, 그리고 공동체적 돌봄이 남은 빛을 지켜주는 방패가 된다.


부록 안내 ― 눈 건강 지키기 활동
이 수필과 연결된 체험 활동은 《노년의 방정식》 맨 뒤 부록 편에 실려 있습니다.
오일러가 시력을 잃고도 학문을 이어갔듯, 독자 여러분도 일상 속에서 눈 건강을 지키는 작은 루틴을 직접 실천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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