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니가 폐부를 찌른 듯했다고
모든 고통이 다 그럴 것이라 했다.
그렇게 시간은 죽고 희망은 약탈당했다.
깍깍 울며 동동거리며 버둥거리며
점점 멀어지는 희망을 붙잡으려 했지만
이미 서쪽으로 서쪽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약탈자의 위풍당당한 발걸음을 따라
그것은 결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길로 걸어가고
운명의 기로에서 점이 되길 선택한 그것의 뒷모습을 한없이 바라봤다고 했다.
속절없이 다시 시간이 왔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의 시간
아무런 위로도 전하지 않았던 침묵의 시간
너는 아직 칠흑 같은 어둠의 강물 속 깊은 곳에 있었고
나는 다시 찾아온 시간 속에서 무언가를 키워내길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