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즐겁지 않다

by 김횡

삶이 즐겁지 않다. 그런데 단순히 현재만 즐겁지 않은 게 아니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0여 년의 인생을 돌아봤을 때 삶이 즐거웠던 적은 없었다. 그럼 삶이 즐겁지 않은 게 아니라 삶은 즐겁지 않은 게 아닐까? 삶은 즐겁지 않다.


이게 일반적인가?라고 생각해 본다면 그렇다고 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는 타인이 되어본 적이 없으니 타인이 본인의 삶을 어떻게 느끼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경험상 보통은 즐거움보다는 괴로움을 안고 사는 사람이 더 많은 거 같긴 하다.


그럼 자연스럽게 의문이 하나 떠오른다. 즐겁지 않은 아니 오히려 괴롭기까지 한 삶은 왜 살아야 하는가?


사후는 알 수 없으니(종교적인 것은 제외하고 생각했을 때) 죽으면 그냥 끝이라고 본다면, 이 삶을 빠르게 마무리하는 게 오히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일 수도 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이너스이니 그 시간을 줄이는 게 맞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다. 아무리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이걸 실행하는 건 보통일이 아니다. 태어나는 건 내 의지와도 상관없이, 태어났다는 인지조차 제대로 못하고 나왔지만 죽는 것은 너무나도 생생하고 무섭다. 생명체인 이상 어쩔 수 없나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조금은 덜 합리적이지만 그나마 괜찮은 방법을 찾아봐야 할 텐데 뭐가 있을까?


생 자체에 행복을 느낀다? 이건 좀 어려울 것 같다. 그런 게 가능했다면 애초에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뭐가 좋을까? 조금 더 내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될까? 관심을 좀 더 가지고 요모조모 뜯어보며 뭘 좋아하고 어디에 흥미가 있는지 나 자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34년쯤 살았는데도 사실 아직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원하는지도 모르겠으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34년을 살았는데도 몰랐는데 알게 되는 날이 올까도 싶다. 그럼에도 나 스스로를 탐구해 나가는 시간을 가진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움까지는 아니겠으나 의미는 있지 않을까? 그리고 혹시나 거기서 작은 즐거움이라도 찾을 수도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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