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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llara Feb 08. 2024

하울링

분리불안



하울링(howling)


'하울링(howling)'이란 주로 '동물 소리'를 의미하며, 집단생활을 하는 늑대가 서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내는 소리이다. 서로의 위치를 알려 길잡이가 되거나 적의 침입을 알리는 위험신호 또는 영역 주장 등 의사소통에 이용된다.


또한 '하울링'은 오디오피드백으로 '음향기기의 울림'을 의미한다. 즉 증폭기 출력 신호가 다시 증폭기로 입력되면서 발생하는 발진 현상으로 노래방이나 일렉트릭 기타에도 있다. 스피커등을 통해 발생하는 하울링은 입력기기와 출력기기의 설치 위치와 사용 레벨 조절로 하울링 억제가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그런 연유로 좁은 공간의 노래방용 엠프에는 하울링 필터가 장착되어 있다. 반대로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출신으로 영국 싱어송 라이터인 게리 무어(R.W. Gary Moore)처럼 하울링을 이용한 일렉 기타리스트의 연주법도 있다(출처: 나무위키, 위키백과).


<분리불안>이란 용어는 교육심리학에서 들은 후 오래 잊고 있다가,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가 된 이웃 주민으로부터 자녀와 관련된 문제로 들은 용어이다. 직장맘이던 그녀의 일상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여러 사람의 돌봄을 경험한, 현재 초2 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라고 했다. 그런 이유로 지금은 퇴직하고 저녁에만 일하는 입시학원을 운영하며, 아이와 탁구, 스키, 스케이트 등 여러 운동을 같이 하고 있다고 했다. 덕분에 분리불안증이 직장맘의 자녀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문제임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후 동물매개심리학 과목 중 반려견의 분리불안에 대해 배웠다. 분리불안의 대표적인 증세로 개의 경우 반려인의 부재중 나타나는 하울링을 꼽는다.  도우미견센터에서 만난 유기견인 말티스 '수리'는 기본 복종 훈련은 웬만큼 마쳤음에도 분리불안 증세로 하울링이 심해서 입양에 실패한 채  이곳에 최장 머무는 중이라 했다.


*처음 혼자 남겨졌을 때 안방 욕실의 청소도구를 거실로 물고 나온 수리



공동주택에서 개나 고양이가 내는 잦은 하울링은 이웃을 괴롭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듣던 대로 수리의 분리불안으로 인한 하울링은 심했다. 4주쯤 경험 후 '정착이 안되면 다시 데려와도 된다'는 보호소의 염려가 이해가 될 만큼.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그 보호소는 안락사는 시행하지 않는다. 다행이다. 그곳에서는 수리분양 시 상시 가족 중 1인은 집에 머무는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 후 분양하였었다. 우리 집 상황이야말로 이 조건에 딱 부합된다.  


수리의 심리가 염려된 우리는 분리불안을 줄일 수 있는 훈련을 해보기로 했다.  더 이상의 파양은 이 조그만 녀석의 눈빛을 흔들리게 할 게 뻔했으므로. 이렇게 우리 집에서 보살필 환자가 둘이 되었다. 그리고 누나환자는 수리환자의 보호자가 된다.






처음 수리는 짖음은 거의 없었다. 우리의 외출은 병원과 특수학교이니 동행하면 되고, 그 외는  집에 아빠가 비상시 대비 약속을 잡지 않으니 보호자 1인은 늘 있다. 당시 수리는 아파트에서 함께 살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지금은 본성을 드러내어 매일 아침 세탁소 아저씨의 개성 강한 "세탁" 소리나 택배벨 소리에도 짖음으로 반응한다.


당시 수리는 우리 집 벨을 누르는 모든 사람에게 짖음 대신 꼬리를 흔들며 반가움을 표했다. 초반에 수리는 공동주택에서 문제 되는 '개 짖음'보다는 마이클 호름의  'when a Child is born'  노래로 유명한 <나자리노>에서의 늑대인간 울음처럼 슬프게 울려퍼지는 '하울링'이 문제였다.


그이는 외출하고, 우리들이 동네병원에 다녀오던 날 수리는 처음 홀로 집에 남겨졌다.  병원에서 돌아와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슬픈 독특한 울음이 들렸다. 영화를 제외하고,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한 1997년 이래 생전 처음 듣는 소리였다.


'얼마동안 이런 소리를 내고 있었을까?'

대책 없이 하울링에 노출되었을 이웃들에게 몹시 미안했다. 앞집은 다행히 모두 출근한다.


이후 아빠 승용차로 이동하는 큰딸의 대학병원 외래나 검사 그리고 특수학교 프로젝트에는 아 언제나 '수리'를 동반했다. 다행히 수리는 그전에 키웠던 셀티 '랄프'와 달리 차멀미는 안 했다.


개가 차멀미를 안 하는 건 정말 다행이다.  <차멀미 안 하는 개>는 개의 복지를 고려한 치료도우미견의 필수조건이기도 하다. 치료도우미견은 클라이언트가 있는 학교나 병원, 시설 방문을 통한 프로그램 참여가 필수이므로.


수리 곁에는 적어도 보호자 한 사람은 언제나 있어야만 했다. 환자였던 큰딸이 보듬고 정성을 쏟아야 할 '치료가 필요한 약자'가 생긴 셈이다. 그렇게 큰딸의 조그마한 털뭉치 '수리'에 대한 지극정성이 시작되었다. 1년 후 수리의 하울링이 완전히 멈췄다.


그 후 장보기나 병원은 따라다니지만, 혼자 남겨져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울링을 잊은 수리는 부엌 재활용품통의 '비닐 어지레'로 혼자 남겨진데 대한 섭섭함을 표현한다. 적어도 함께 있으면 '동물매개심리치료견'으로서의 행동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다.



치료도우미동물 인증

국제적으로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 연구를 이끌어 온 Pet Partneres(옛 Delta Society)는 영국의 SCAS, 프랑스의 AFIRAC, 호주의 Delta Australia, 오스트리아 IEMT 등과 함께 국제기관인 IAHAIO (국제인간동물상호작용기구협회)를 창립했다.


미국의 최대 동물매개심리치료기관인 Pet Partners는 동물매개심리치료(Animal Assisted Therapy), 동물매개교육(Animal Assisted Education) 등 동물매개중재(Animal Assisted  Intervention) 프로그램에 장애견도 일정한 평가를 거쳐서 통과하면 치료도우미견(therapy dog)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치료도우미동물로서의 수용이 가능한 약점이 있는 경우 환자들에게 동물의 약점을 그대로 설명해 주어 같은 아픔을 겪는 환자의 공감을 얻는데서 환자 치유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태어나서 맨 처음 눈을 맞춘 동물을 어미로 알고 따라다닌다는 아기오리처럼 핸들러(큰누나)에 대한 애착이 강한 수리는 드디어 한국동물매개심리치료학회의 <치료도우미견 인증서>도 획득했다.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기관들이 1992년에 창립한 국제기구



아이들을 특히 좋아하는 수리는 핸들러의 '상해보험 가입'과 함께 동물매개심리치료 프로그램(AAT)과 동물매개교육프로그램(AAE), 특히 리딩독 문해프로그램(AAR)과 생명존중교육(Humane Education)에 참여하는 Therapy dog이다. 치료도우미견은 반려인과 6개월 동안 지속적인 동거 후 평가인증이 가능하다.  프로그램 참여 전 반려인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라포(Rapport 유대관계) 형성이 중요한 까닭이다.


'수리'는 다른 연구자들의 대형 도우미견들과 함께 2019년부터 우리 모녀의 현장연구 4건을 이끌어주어 학술지와 학위논문 완성에 도움을 주었다. Covid 19가 성행한 기간 중에도 극심한 거리유지 기간을 제외하고는, 도움을 필요로 한 사람들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낼 수 없어서 지자체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특수학교 아동괴 조현병 그룹홈 입소자를 위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에도 다른 연구자의 치료도우미견과 함께 참여했다.


'수리'는 2018년 현충일인 6월 6일에 처음 만나서 입양할 때 '3세'로 추정된다고 했었다. 2024년 6월이면 9살된다. 제대로 예방접종을 하고 심장사상충과 구충을 위한 정기적인 관리를 받는 소형견의 평균 수명은 예전보다 3년 정도 길어져서 15년 정도로  기대된다. 수리도 소형견이니 보다 길게 함께 할 수 있다.


국립축산과학원(https://www.nias.go.kr/companion/new_petBoard.do?cmCode=M170718155128718)의 체중을 기준으로 한 개의 크기 분류는 다음과 같다.



*국립축산과학원의 반려견 크기에 따른 구분

-소형견 : 성견 몸무게 10kg 미만의 자견

-중형견 : 성견 몸무게 10 ~25kg 미만의

   자견

-대형견 : 성견 몸무게 25kg 이상



TV 화면에 자주 등장하는 영특한 '콜리'나 '레트리버'와 같은 대형견의 평균 수명은 소형견보다는 짧다. 예전엔 대형견 수명이 8년 정도였으나 요즘은 반려인들의 정성이 많은 덕분에 12년 정도로 기대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견의 기대수명 또한 길어진 셈이다. 정기적인 건강검진, 백신접종 그리고 구충 노력과 꾸준한 산책, 영양을 배려한 질 좋은 먹거리 제공 덕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려견들의 기대수명이 여전히 짧은 것은 참 안타깝다. 개와의 반려생활은 종, 타고난 건강, 유전 요인, 그리고 반려가족의 관리에 따라 평균 8년~15년 정도이다. 따라서 개의 노년을 지켜보며 헤어지는 과정, 그리고 헤어진 후의 'Pet Loss' 증후군과 상실감 등은 심리치료가 필요할 만큼  후유증을 겪기도 한다.


말티즈 견종은 기원전 384-322년 경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의 견종 목록에서도 발견되었으며, 고대 로마에서 부녀자들로부터 가장 사랑받았던 반려견이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의 몰티즈에 대한 표현을 볼 때 그 당시 상류 사회의 아름다운 여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출처: 국립축산과학원).


'수리'는 종일 상류사회는 아니지만 아름다운 여성인 큰누나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방마다 준비된 자신의 폭신한 쿠션이나 패드 위에 엎드려 고개를 내밀고 있거나 외출한 반려인을 현관에서 기다리는 일로 하루가 간다.  


물론 하루 일과에는 누나와 노즈워크를 하거나, 짧은 시간 뒤뜰 산책을 하며 풀과 바람의 향기를 맡는 즐거움도 있다.  날이 맑은 주말이면 30분짜리 뒷산 둘레길 산책에 함께한다. 우리가  연구논문 자료를 수집하고 논문을 쓰는 동안 수리는 무직자가 되었다.


식탐쟁이 수리는 군것질거리가 있는 아빠방도 슬쩍 들락거리며 식탐을 표현한다. 혹여 아빠가 외출하시면 즉시 아빠방에 들어가 쓰윽 살펴본다. 미처 피아노 위로 옮겨두지 못한, 낮은 선반의 군것질거리들은 즉시 수리몫이 된다. 먹거리에 대해선 듣던 대로 예의가 없다. 여기에 더해 남편 역시 비협조적이다. 식탁밑으로 끝없이 몰래 음식을 나누어준다. 도우미견 교육은 그래서는 안된다고 말하지만  마이동풍인 남편은 "그럴게." 하고는 돌아서면 그때뿐이다.


결혼 이후부터 늘 화분이 있었지만 옆지기는 한 번도 꽃에 물을 준 적이 없다. 심지어 집에 있는 화분에서 피어난 꽃의 이름도 모른다.  이건  2010년 잠실 소재 은행에서 선물 받은 <사랑초> 모종이 자란 것이고,  이건 2010년 즈음 어버이날 어머니댁 앞에서 구입한 야생화 <클레로덴드롱> 화분이 자라서 이렇게 가족을 이룬 것이라고 얘기할 때만 마지못해 화분꽃의 나이에 감격할 뿐이다.


다행히 2018년에 가족이 된 수리와는 아주 친하다. 식탁밑으로 으레 과일을 나누어주는 그이는 자신의 표현대로 "수리의 호구"를 자처한다. 훈련사들이 질색할 일을 매일 하는 그이에게 더 이상의 설명은 오직 잔소리일 뿐 효과가 없다. 다투기 싫어서 '그이는 수리에게 과일을 나누어주면서 심리치료가 되는 환자구나' 생각하니 조금 수용이 된다.


그이에게서 간식을 건네받는 수리는 매일 새벽 이름에 어울리게 우리 가족에 "수리수리 마수리" 마법을 부린다.


"아빠가 일어나셨어요.

엄마도 누나도 빨리 일어나세요~

나, 쉬도 해야 하고, 배도 고파요."


10시쯤 잠들고 5시쯤 기상하는 남편에 맞춰서 일어나라며 1시쯤 잠들고 8시에 일어나는 나와 딸의 새벽잠을 방해하는 수리를 말리는 척하는 그이는 수리의 아빠 편들기가 아주 흡족한가 보다.


이렇게 수리는 우리 가족에게

"아유 귀여워"

이다.



※ 말티즈(maltese) 또는 몰티즈의 특징 


말티즈 성견



쇼독 말티즈

(사진 출처: 나무위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견종으로, 유기견 수 중 1위를 차지하는 견종인 말티즈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원산지 : 중앙 지중해 연안 지역

* 용도 : 가정견 및 애완견

* 체중

  - 수, 암 : 3~4kg

  - 수컷 : 21~25cm

  - 암컷 : 20~23cm

    (출처: 국립축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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