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펫을 깔 수 있겠네
*럭키가 제일 좋아하는 카펫. 랄프가 떠난 후 럭키를 위해 펼쳐서 깔았다.
벽에서 벽까지 카펫이 깔려 있던 곳에서도, 소변이 마려우면 현관문을 발로 두드리며 열어달라고 신호를 주던 럭키가 올해 열일곱 살이다.
여전히 소변을 하고선, 풀밭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발바닥을 '싹싹' 풀잎에 닦는다. 현관 매트 위에서도 열심히 발을 털고 들어오지만, 5년 전부터 가끔 거실 바닥에 실수를 하기 시작했다.
이젠 아예 폭신한 카펫 위에 쪼그리고 앉아 소변을 할 때도 있다. 두꺼운 거실 카펫에 촉촉하고 노오란 오줌 그림이 몇 번이나 동그랗게 베어 들었다.
누나네 엄마는 물, 타월 3장 그리고 세숫대야, 부엌용 세제를 들고 와서, 코로 킁킁대어가며 말끔하게 닦아내었다. 그런 다음에, 선풍기를 돌려주고, 밑에 타월을 대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리곤 했다.
랄프 수술 후 카펫은 절반만 굴려서 말려져 있다. 개들이 지나다니는 마루는 카펫을 둥글게 말아 공간을 비워주었다. 탁자와 바퀴가 달려 쉽게 이동하는 소파 밑에는 바퀴가 굴러다니지 않도록 카펫을 아직 깔아 두어야 했다.
17살이 지난 럭키는 이제 가끔은 자기 집에도 오줌을 흘리기 시작했다. 사람 나이로 치면 100살이 넘은 거니... 럭키가 이제야 오줌을 흘린 거면 아주 양호한 거다.
누나네 엄마는 랄프와 아침산책 전에 샤워하느라 랄프를 늘 기다리게 한 아빠에게 눈을 흘겼다.
자신들은 화장실을 마음껏 사용하면서 랄프는 편치 않은 베란다에서 하루 2번 이용한 걸 당연시한 자신에게도 눈을 흘겼다. 바쁜 핑곗거리를 찾으며 될수록 랄프와의 산책을 생략한 자신이 많이 많이 비겁해서...
간혹 일찍 귀가한 큰누나가 밤에라도 랄프 산책을 도와주지 않았음에 또 눈을 흘겼다. 서로 자책하고, 후회하느라 온 집안 분위기가 흐려졌다.
안락사 전에라도 랄프가 소변을 편히 할 수 있도록, 시간이 날 때마다 가족들은 번갈아가며 아침. 점심. 오후. 저녁 그리고 자정까지 랄프가 좋아하는 뒤뜰의 풀밭으로 데리고 나갔다. 랄프가 가볍게 산책을 하며 편히 소변을 할 수 있도록.
주 1회 통원치료 다니면서, 수술 후 한 달이 지나니 랄프의 소변 습관이 안정이 되어 가나보다. 하루 종일 질질대던 소변이 8회쯤으로 줄어서 밖에서 5회, 실내에서 2-3회 하였다.
랄프는 이제 겨우 여덟 살인데... 사람 나이로는 환산해서 곱하기 7 하면 56살 정도?
누나네 엄마는
“랄프와 럭키가 하늘로 떠나면 더 이상 강아지 안 키울 거야.
헤어지는 일은 이제 그만할래. "
"참, 얘들이 떠나면 소파 뒤에 말아둔 카펫을 거실에 깔 수 있겠네.
얘들이 떠나는 것은 고약하지만, 카펫은 다시 펼 수 있겠다.”
했다.
“...?”
생뚱맞은 엄마 말에 아빠는 대꾸가 없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돌려보자고 한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