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명아주는 북아메리카를 고향으로 하는 명아주과의 귀화식물이다. 어떤 이는 호주에서 들어온 것이라 하여 호주명아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명아주과의 식물들은 몽글거리는 백설기 부스러기 같은 열매 안에 검고 반질거리는 종자를 지니고 있으며, 이들의 발아율은 대부분 90% 이상으로 높다. 높은 발아율은 한 종의 개체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봄철 명아주가 발아한 곳에 가보면 빼곡히 싹을 틔운 명아주들을 확인할 수 있다.
냄새명아주가 도시의 가로수 보호덮개 사이에서 싹을 틔웠다. 사실 귀화식물들이 설자리는 그렇게 많지 않다. 좋은 땅은 이미 그지역의 터주식물들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귀화식물들에게 돌아갈 자리는 거의 없다. 자리를 잡기 어려운 귀화식물은 다른 식물들이 가기를 꺼려하는 건조하고 메마른 땅, 유기물이 적고 단단하게 굳은 땅을 자신의 기반으로 삼는다. 이주자의 설움이다. 이런 것이 반복되다 보니 남의 땅에 가서 자리를 잡는 식물들은 생활력이 강하고 높은 번식률을 자랑한다. 낯설고 험한 세상에서 살다 보니 몸도 마음도 웬만한 어려움은 가볍게 극복해 낼 수 있는 체질을 갖추게 된다.
어려운 땅에서 살아남기
남들이 기피하는 곳이라고 해서 환경문제 외에 다른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싹을 틔운 어린 냄새명아주는 좁은 공간에 빽빽하게 서 있어야 한다. 이런 좁은 공간에서는 제대로 자랄 수가 없다. 함께 자라는 형제들도 어느 순간부터는 경쟁자가 되어버린다. 이럴 때는 조금이라도 키가 큰 놈이 유리하다. 햇빛을 더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싹일 때의 작은 차이가 생명을 좌우하는 조건이 되어버린다. 키가 작고, 덩치가 적다는 이유 때문에 죽어야 한다면 참 억울한 일이겠지만 그것이 생태계이다.
그렇다고 냄새명아주가 끝까지 형제를 누루고 자신만 자라는 것은 아니다. 원래 40cm 정도 자라는 냄새명아주는 도심의 취약한 환경에서는 15-20cm 정도만 자라고 꽃을 피워 종자를 맺는다. 작게 자라면 주변의 형제들이 자랄 공간을 나누어 쓸 수 있으며, 척박한 땅에서의 에너지 소비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생존에도 그렇게 나쁜 선택이 아닌 것이다.
살기 힘든 곳에서 살아남는 냄새명아주의 생활사를 보면서 한나라 인구의 50%가 대도시로 몰리는 우리나라에서 평범한 사람들인 우리의 살아가는 방식도 함께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