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에서
여러 해만에 나간 모임인데
어렵사리 한 이야기가 남 탓이라니
대합실에 앉아 승차 시간을 되뇌다
부끄러웠다
익숙한 얼굴들이 원로가 된 분위기에
덩달아 제 잘난 여우가 되었나 보다
콩이며 나물 말린 보따리를 든
어머니의 모습은 볼 수 없는 풍경인데
옥수수처럼 자란 시간의 마디를 가려
경험이라 할 말에도 조심해야 했다
기적대신 전광판이 점멸하는 역사에
기다리고 떠나는이 헤아릴 수 없는데
고생하고 수고했다 한마디를 못했다
플랫폼으로 열차가 들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