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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 . .에서 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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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냉이 Mar 22. 2023

청도에서

청도에서


왜 그리움은

빈자리에서 더 깊어지는 것일까

감나무 꼭지에 지난 세월이 말라가는 걸

눈여겨보지 않았을까

성내지 스러진 연꽃대 사이로

사라지는 개구리 한 마리

시간은 그렇게 정제되지 않은 채

돌담 모퉁이에서 조금씩 빛을 쌓는다

봄이 온 거리엔 꽃다지 노란 손수건

바람에 흔들며 반기는지 송별인지

낯선 문옆에 핀 영춘화처럼

고운 당신 수줍은 미소로 맞는 오후


"성내지 : 청도읍성 안에 있는 작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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