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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냉이 Feb 14. 2024

공지천에서

공지천에서


어렵지  않아

평범한 하루를  새롭게 시작하는 건

기차를  타면 돼

춘천역에 내려  잠이 덜  깬  강물이

눈꺼풀  위로  나무들을  비추는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박새들  노랫소리

붉은눈오목눈이  메뚜기처럼

꽃철쭉 사이를  뛰어다니고

물닭들  노를  저어  강물에

선 그을  때면  에티오피아  검은

눈동자의  소녀처럼 반짝이는 햇살

천국으로 간  이외수는  

느티나무  아래서  그림을  그린다

물이  큰 물길을  따르는  거야

인지상정이지만

무덤을  파헤쳐  장난감놀이터를

만든 이들은  돈은  제대로  벌고  있을까

버드나무, 느티나무, 양버즘나무를  지우고

빨강, 파랑, 노랑의 성은  견고하고

붕어섬의  태양광 아래  새들은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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