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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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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울 Oct 27. 2023

20231027금 감사일기

1. 아픈 학생이 많았던 수학여행이 끝이 났다. 우리 반은 병원 갈 정도로 아프지는 않았는데, 다른 반 학생들이 많이 아팠다. 괜찮아져야 할 텐데 걱정이다. 학생들은 무사히 집으로 다들 잘 귀가했다. 첫 수학여행이 안전하게 마무리되어서 정말 너무 감사


2. 무사히 잘 다녀왔고, 고생했다는 의미로 교장선생님께서 소불고기 전골을 사주셨다. 피곤해서 바로 집에 가서 얼른 쉬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가게 되어버렸다.

처음엔 좀 말을 필터링 없이 하시는 분이라 견제를 많이 했는데, 지내다 보니 아이처럼 해맑은 재밌으신 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재할 때도 내게 카드를 주시더니, "좋은 교장은 카드주는 교장이라며?"라고 하시면서 웃으셨다. 그런데 난 그게 너무 웃겨서 혼자 한참을 웃었다. '직원들은 결제하라고 카드 주고 본인은 빠지는 상사를 좋아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기 싫었던 회식자리였지만,  교장선생님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어서 감사

(교장 선생님 후배가 우리 지도 교수님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게다가 교장 선생님, 나랑 같은 대학 같은 과 대선배셨다..!!)


3. 집에 오니 생각하지도 못한 편지가 있었다. 감동이다 진짜. 자신의 옹졸함을 인지하고 앞으로의 굳은 다짐을 작성한 애정이 넘치는 편지였다. 보증을 제외한 나의 모든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또 너무 웃겼다. 난 편지 쓸 생각도 못했는데, 넌 이렇게 자꾸 날 매번 놀라게 하고 감동시킨다. 이런 유쾌하고 감동적인 편지를 주는 네가 있어서 정말 엄청 많이 감사


4. 9월에 알라딘 북펀딩으로 구매해 놓고 잊은 '명상록 수업'이 와있었다. 지난번에 중고로 책을 팔 때 가격이 너무 떨어지는 걸 보고 충격받은 뒤로는 절대 다시는 책을 함부로 안 사겠다고 다짐했는데, 이건 이미 사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사실, 읽고 싶던 책이라 기분이 좋긴 하다.) 지금도 읽을 책 한가득이지만, 또 새로운 책을 처음으로 펼칠 때의 설레는 감정은 참을 수 없다. 게다가 고등학생 때 '명상록' 일부를 읽으며 관심이 가서 나중에 꼭 읽고 싶다고 생각했던 책이다. 그래, 이 책의 구매는 운명처럼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에게 주는 소중한 책 선물이 도착해서 감사


5. 집 나가면 고생이고, 없어봐야 소중함을 안다고 했던가. 수학여행을 다녀오니 내가 사는 집에 대한 감회가 새롭다. 난 내가 사는 이 집이 너무 좋다. 내가 좋아하는 걸 열 가지만 골라야 한다면, 집이 무조건 포함될 정도로 좋다. 내가 누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있음에, 날 포근히 감싸주는 이불이 있음에, 혼자 별 짓 다 해도 아무도 내게 잔소리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나의 이 집이 존재함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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