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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훈 Aug 22. 2024

그림책 여행_마루젠 서점에 갔어요 (2)

일본 서점 속 그림책 코너의 특징


  첫 서점 방문, 그것도 약 10분가량의 시간 동안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덕분에 마루젠 서점은 이번 후쿠오카 여행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장소가 되었다. 장바구니에는 이미 노라네코군단의 다양한 상품들이 들어 가 있었던 것이 문제라면 문제.


  이번엔 그림책 캐릭터 상품보다는 그림책에 좀 더 집중해 보기로 하였다.




  일본 서점 속 그림책 코너의 특징


  소제목에도 적은 문장. 마루젠 서점의 그림책들을 보며 한 번에 파악한 특징은 바로 [주제 별로 구분이 너무나도 되어있다]는 점이었다. 우리니라 서점을 가면 그림책 코너의 비중이 엄청나게 크지는 않다. 더욱이 매대에 진열된 신간, 추천 그림책을 제외하고는 '출판사 별 그림책'이라 하여 가나다 순으로 책꽂이에 우수수 꽂힌 책들이 대부분이다(내 <빨리빨리 레스토랑의 비밀>도 그러하며, 이제는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찾기조차 힘들다).

  

  매 해, 매 순간 쏟아지는 그림책의 양을 생각하면 그런 진열 방식도 이해는 간다. 비교라기보다는 일본 서점 대부분의 그림책 코너에서는 그림책에 대한 구분이 정말 잘 되어있었다.


(그림책코너 시작지점. 계절에 맞는 그림책을 추천하였다.)


  두 번째 특징은, 많은 그림책은 아닐지라도 [그림책의 표지를 볼 수 있는 세팅]이었다. 서점 속 그림책코너가 차지하는 공간이 비중은 상당하였다. 덕분에 각 책꽂이마다 추천하는 그림책들의 표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마루젠 서점에서는 이렇듯 아이들이 직관적으로 그림책을 바라보고, 여러 주제 중 원하는 주제의 매대를 찾아 책을 고르기만 하면 되는 구조였다.


  이 또한 나에게는 충격 아닌 충격이었다. 개인적으로 느낀 감상은 서점에서 그림책에 대해 더 많은 신경을 쓰는 느낌이랄까? 나라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본 서점 투어는 서점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야를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나도 홀린 듯이 구매를 한 코펜짱 그림책.)


  일본은 유독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항상 치트키처럼 여겨진다고 한다. 그로 인해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 그림책이 출간되곤 했다. 마루젠 서점에서는 지난번 말한 EHONS가 그림책들과 함께 붙어 있어, 그림책을 보다가도 이쪽 상품들에 시선이 안 끌릴 수가 없었다.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하루하루의 설렘과 에피소드를 담은 그림책이 있던가 하면, 처음 알게 된 루루테아 작가의 신간 펭귄 그림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오프라인에서 마루젠 서점 한정으로 특별 비밀 노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구매를 할 정도였다. 심지어 1인 당 1권 구매 한정이라니. 오프라인에서 서점과 콜라보하여 이렇게 마케팅하는 것 또한 나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양한 그림책을 구경하자


  책꽂이에는 국내에서도 번역된 유명한 그림책들이 보이기도 했다. 아마 비교적 신간에 속하는 책들이라 이렇게 표지가 잘 보이는 거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다양한 스타일의 그림책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그림책들은 캐릭터가 워낙 개성이 강하다 보니, 표지에서 캐릭터 하나만 크게 박아두어도 임팩트가 있달까. 표지 구성에 대한 고민,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고민 등 찰나의 순간에도 여러 생각들이 드는 공간임에는 틀림없었다.


(특히 영유아를 위한 그림책이 눈에 띄었다.)


  아동보다 어린 영유아들을 위한 그림책은 더 작은 크기의 책, 더 직관적이고 커다란 그림이 눈에 띄었다. 시각적인 요소에 크게 반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시선에서 흥미롭게 보일법한 그림책들이었다. 주 독자층에 따라 한 스토리도 그 구성이 크게 바뀔 수도 있을 법이니, 그림책이라는 장르가 얼마나 복합적이고 손길이 많이 가는 것인지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림책 하나하나 분석을 하다 보니 다리가 아플 지경.)


  연령뿐만 아니라 일본의 그림책작가, 해외의 그림책작가별 그림책들을 따로 묶어둔 것을 볼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구도 노리코의 노라네코군단은 역시나 정중앙,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진열되어 있었다. 한국 그림책작가의 작품도 일어로 번역되어 출간된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뿐만 아니라 새로운 그림책의 접근 방식, 구도, 색감에 대해 알아보려 노력했다. 표지만 봐도 도움이 되는 걸 보아하니, 마루젠 서점을 여행의 첫 코스로 정한 것은 너무나도 완벽했다 자화자찬을 곁들였다(물론 속으로).



  심지어 복음관서점? 에서 출간하는 그림책들을 따로 모아 진열한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인 것 같았는데, 그림책/그래픽노블의 느낌이 강한 책들이었다.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표지만 봐도 소장요구를 불러일으키는 그림들을 보며 '매력적인 그림책의 조건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후쿠오카 마루젠 서점에서는 이렇듯 다양한 상품과 그림책을 구경할 수 있었다. 후술 할 다른 서점에서도 서점의 분위기나 그림책의 종류가 제각각이었지만, 마루젠 서점만의 특징으로는 1) 그림책작가, 캐릭터의 굿즈가 다양하고 2) 마루센서점 한정 상품들이 존재하며 3) 조명이 밝고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분위기였다.


  사람들이 워낙 많이 찾는 아뮤프라자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차분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마루젠 서점만의 특징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양 손 가득히 그림책과 기념품들을 구매한 채 다음 행선지인 <기노쿠니야 서점>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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