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보여준 서비스

서비스는 '관심'이다.

by 계란말이

여느 쉬는 날과 다름없는 하루였다.
아이와 함께 산책을 나가려 했지만, 햇볕이 너무 뜨거워 근처 공원을 차로 찾아가기로 했다.

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공원에 다다를 즈음, 편의점 앞에 계신 할머님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무언가를 찾고 계신 줄 알았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몸을 겨우 가누고 계셨고, 다시 일어서려다 한 번 더 넘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 나는 아이 손을 꼭 잡고 급히 차에서 내려 할머님께 달려갔다.

“할머님, 괜찮으세요?”
“미끄러져서 넘어졌는데… 허리가 너무 아프네. 괜찮아요.”

괜찮다는 말과 달리, 할머님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 팔로 지탱하지도 못한 채 아스팔트에 얼굴을 긁히신 상태였다. 놀란 아이는 내 뒤에 숨었다.

나는 할머님을 안전한 곳에 모셔드리고 행인에게 도움을 청한 뒤,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긴박한 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아이의 얼굴이 보였다. 작은 손은 여전히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 와 아이에게 말했다.

“할머님이 많이 다치신 것 같아. 우리가 같이 힘을 합쳐서 도와드리자.”
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가 건네준 생수를 할머님께 조심스럽게 드렸다. 할머님은 아이를 향해 연신 고맙다며 웃음을 보여주셨다.

곧 119가 도착했고, 자녀분께 연락까지 마친 뒤 인계를 하고 나왔다.

평소에는 말이 많던 아이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말이 없었다.

“오늘 많이 무서웠어?”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에게 나는 덧붙였다.
“할머님이 다치셨을 때, 아빠랑 말이가 같이 힘을 합쳐 도와드렸어. 무서웠을 텐데 잘해줘서 고마워.”

잠시 고민하던 아이가 물었다.
“아빠는 왜 할머니를 도와줬어?”

나는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누군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와주면, 아빠는 기분이 좋아져. 말이는 어때?”
“음... 잘 모르겠어.”
그러더니 작은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근데 아빠가 좋아. 아빠가 너무 좋아.”


돌아보면 그날 내가 무언가 의도해서 행동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분명히 오래 남을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서비스는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배워간다.
나 역시 수많은 순간 속에서 서비스의 의미를 배웠고, 지금도 여전히 배우고 있다.
그렇지만 진정한 서비스는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몸소 보여주고

스스로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그날 나는 아이에게 서비스라는 이름의 인간관계의 큰 핵심을 보여준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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