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보여준 서비스 in 오사카

서비스의 본질은 '배려'이다

by 계란말이

2012년 여름, 우연한 기회로 일본을 여행하게 되었다.

급히 정해진 일정 속에서, 3박 중 하루는 평소라면 꿈도 꾸지 못할 고급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호텔은 목적지와 가까워 다행이었고, “언제 이런 곳에서 묵어보겠나” 싶은 기대감으로 여행길에 올랐다.

그때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보편적이지 않아, PC로 지도를 출력해 가야 했다.

하지만 길은 생각보다 복잡했고, 결국 프런트 데스크에 도움을 청했다.

직원은 영어로 여러가지 복잡한

일본의 지명이 써있는 인쇄물을 꺼내 현 위치를 표시하며 싸인펜으로 길을 그려주었다.

일본어가 서툴다고 하자 곧바로 영어가 가능한 직원을 불러 더 자세히 안내해 주었다.

걷는 게 힘들지 않은지,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게 나은지, 택시는 어떤지 하나하나 물어주며 끝까지 배려했다.

마지막 인사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에도 꼭 찾아주세요.”

완벽한 설명과 환송까지.

‘역시 5성급 호텔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익숙하게 고객에게 하던 서비스를, 이번엔 내가 받으니 비로소 그 가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여행 마지막 날, 조금 더 저렴한 호텔로 옮겼다.


큰 호텔의 넓은 로비와 화려한 시설에 비하면 다소 좁고 단출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외출하던 중, 프런트에 저녁 식당을 물어봤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노 잉글리시.”

직원은 일본어로 열심히 설명했지만 나는 알아듣지 못했다.

당황한 내 표정을 본 그는 곧 “코리안? 코리안?” 하고 묻더니, 서랍에서 A4 용지를 꺼냈다.

그 위에는 한국어로 적힌 안내와 지도가 있었다.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다.

큰 호텔에서 받았던 매끄럽고 물흐르듯 완벽한 서비스보다,

이 작은 호텔의 준비된 배려가 훨씬 더 큰 울림을 주었다.

분명 한국인 손님이 많아 미리 만들어 둔 자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는 ‘당신의 여행을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하고 싶다’는 진심을 읽었다.

호텔의 크기가 작아서, 인력이 부족해서, 시간이 없어서…

우리는 종종 그렇게 핑계를 댄다.

하지만 서비스의 본질은 다르다.

규모나 시스템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려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고객은 늘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려준다.


혹시 우리는 그 소중한 길잡이를, ‘핑계’라는 방패로 가로막고 있는 건 아닐까.

고객이 건네는 작은 불편의 목소리, 혹은 사소한 표정 속에

우리가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숨어 있다.

그 길을 외면할지, 고객과 함께 걸어갈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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