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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생 Nov 27. 2023

나는 문제없어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이들을 위한 詩]

이 세상 위엔 내가 있고
나를 사랑해주는
나의 사람들과
나의 길을 가고 싶어


많이 힘들고 외로웠지
그건 연습일 뿐야
넘어지진 않을거야
나는 문제없어


짧은 하루에 몇 번씩
같은 자리를 맴돌다
때론 어려운 시련에
나의 갈곳을 잃어가고


내가 꿈꾸던 사랑도
언제나 같은 자리야
시계추처럼 흔들린
나의 어릴 적 소망들도


그렇게 돌아보지마
여기서 끝낼 수는 없잖아
나에겐 가고 싶은 길이 있어


너무 힘들고 외로워도
그건 연습일뿐야
넘어지진 않을거야
나는 문제 없어


짧은 하루에 몇 번씩
같은 자리를 맴돌다
때론 어려운 시련에
나의 갈곳을 잃어가고


내가 꿈꾸던 사랑도
언제나 같은 자리야
시계추처럼 흔들린
나의 어릴 적 소망들도


그렇게 돌아보지마
여기서 끝낼 수는 없잖아
나에겐 가고 싶은 길이 있어


너무 힘들고 외로워도
그건 연습일뿐야
넘어지진 않을거야
나는 문제 없어


이 세상 위엔 내가 있고
나를 사랑해주는 나의 사람들과
나의 길을 가고 싶어


많이 힘들고 외로웠지
그건 연습일 뿐야
넘어지진 않을거야
나는 문제없어


-작사 : 황규영

황규영[끝없는 사랑을 꿈꾸며]1993년

                       



주말동안 낯선 관심을 많이 받다보니 마음이 좀 피곤했다. 브런치에 지금 쓰는 주제 말고 자퇴한 딸의 이야기를 동시에 쓰고 있다. 딸이 고1 1학기만 마치고 자퇴를 하고 혼자 공부 중이다. 코로나 이후 자퇴에 대한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고 실제로 우리 가족처럼 실행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예전처럼 학교 부적응자나 학폭이 이유가 아닌 '효율적인 입시'를 치루기 위함이다. 학교 내신의 불리함을 수능으로 만회해보겠다는 이유다. 입시 공부야 학교가 아니고사도 충분히 가능하기에 학교를 떠나는 불안과 두려움을 감수하면서 그런 선택을 한다. 학교를 나오는 것은 많은 고민 끝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결정이다.


딸 자퇴를 결정하기 전에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자료들을 찾아봐도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별로 없었다. 상황이 같은 경우를 찾는 게 일단 어렵고, 대체로 '자퇴를 하지 말라'는 게 자퇴자들도 하는 조언이었으니 더욱 불안하고 답답했다. 그렇게 해서 쓰게 된 것이 [자퇴생 혼공 르포르타주]였다.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3년이 걸릴지 모를 입시 생활을 기록하는 것이 딸과 우리 가족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것 같기도 했다.그리고 자퇴 결정을 하고 인강 도움으로 혼자 공부하는 아이의 공부 기록이, 나의 육아와 교육 겅험이 혹시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그 기록은 우리 가족이 마련한 힘을 잃지 않으려는 자구책이며, 같은 고민과 경험을 하는 이들을 위한 응원이기 하다.


짧은 하루에 몇 번씩 같은 자리를 맴돌다 때론 어려운 시련에 나의 갈곳을 잃어가고. 내가 꿈꾸던 사랑도 언제나 같은 자리야. 시계추처럼 흔들린 나의 어릴 적 소망들도. 그렇게 돌아보지마. 여기서 끝낼 수는 없잖아. 나에겐 가고 싶은 길이 있어.


그런데 뜻하지 않게 수요일에 올린 <자퇴각서는 왜 쓰나요?> 글이 주말에 조회수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브런치 노출이 아닌 외부에 노출이 된 모양인데 몇개의 댓글도 달렸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지 100일쯤 되었는데 조회수도 시원치 않고, 댓글은 더더욱 없다. 있다하더라도 댓글이 2개 이상 달린 적이 없다. 그런데 무려 3개의 댓글이 달렸다. 그것도 다 '비아냥'거리는 글들이었다.


글을 썼으니 글로 비판하는 것은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 나의 글에 동의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읽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지나치거나 굳이 댓글을 달아서 의견을 남기고 싶으면 건설적인 비판을 했으면 했다. '이건 당신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 당신이 생각하지 못한 이런 것들이 있다. 다른 방식으로 보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거 아니냐' 이런 식의 비판이면 너무도 기쁘게 수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혼없는 찬양보다는 진지한 조언이나 충고가 좋다. 이게 대문자 T인 나의 깊은 공감방식이기도 하다.


난 기본적으로 '내가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허나 정말 믿을만한 근거를 내게 대지 않으면 쉽게 설득 당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다 내 평소 문체가 직설적이기에 이것을 '공격'이라고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오해는 '고집스러움'이라고 말한다. 자기 주장이 강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안들을 것 같다는 것이다. 둘다 그럴 수 있다. 각자 느끼는 것은 자기 마음이니까. 난 그들에게 대략 이렇게 나를 변호한다.


내가 고집스럽게 내 주장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오랜 시간 다른 의견들을 찾아보고 읽어보고 내 스스로 고민하고 결론을 내리고 꺼내는 말들이다. 내 생각과 다르면 다른 생각을 말하고 근거를 대면 되는데, 왜 오랜 내 고민들과 생각의 결과물을 들으면서 '고집스러움'으로 정리해버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작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내게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이유는 내탓이다. 나한테 말해봤자 자기 의견이 먹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란다. 나와 제대로 말도 안해보고 어떻게들 나를 잘 안다는 것인지. 그러니 조회수가 많아도 댓글이 없는 것을 그런 비슷한 생각으로 그냥 지나치는 거라 이해한다.


그러나 내 직설적인 문체가 공격이라고 느끼는 이들은  적어도 자기가 느낀 것을 나에게 전달하려면 본인은 다른 방식이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본인은 나의 문체가 공격적이라 불편을 느끼면서 대놓고 공격적인 글을 쓰는 것은 무슨 아이러니인지 모르겠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인건가? 이건 싸우자고 덤비는 게 아닌지. 싸우자고 덤비면 싸울 수도 있다. 그렇다면 룰이 있어야 한다. 개싸움을 하고 싶지 않다면. 그것은 논리적인 근거를 갖고 비판하는 것이다. 그런데 주말에 내가 글에 남겨진 댓글들은 논리가 없다. 대략 댓글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너만 생각하냐?' 

'참 피곤한 스타일이네'

'네가 그렇게 잘났어?'


브런치 댓글이 순간 뉴스 기사에 달린 네이버 댓글인 줄 알았다. 차근차근 그 말도 안되는 댓글들에 답을 했다. 공격을 하는데 그냥 모른척 할 수 없다. 공격에는 공격으로 방어를 하는 수밖에. 자기가 쓴 글이 똥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직접 똥을 치우게 하고 싶지만, 적어도 본인들이 적은 것이 글이 아니라 똥이란 것은 알아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나름 굉장히 절제하고 검열하고 쓴 글에 그런 글들이 달리니 속이 상했다. 가까운 친구 두명에게 내가 쓴글이 누군가를 불쾌하게 만드는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 한명은 T답게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분석해주어 나를 이해시켰고, 친구 한명은 F답게 공감해주며 그들에게 분노해주었다. 그리고 F인 친구는 그들에게 댓글을 달아 내편을 들어주기도 했다.


나는 문제없어이 세상 위엔 내가 있고 나를 사랑해주는 나의 사람들과 나의 길을 가고 싶어. 많이 힘들고 외로웠지. 그건 연습일 뿐야. 넘어지진 않을거야. 나는 문제없어.


 실패든 성공이든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은 수 많은 예시와 예상 답안도 존재하니 꼭 같은 결과가 아니더라도 두려움이 적어진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일은 외롭다 못해 두렵다. 예시가 없고 추측하기도 힘들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 감을 잡기 어렵다. 쉽게 흔들리고 상처 받는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일이니 엄살을 피울 수도 두려워하는 기색도 하기 어렵다.


사실 '그러게 왜 그랬어?'라는 질타섞인 비아냥이 두렵다. 잘못 들어선 길을 가다가 실패를 한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그런말까지 들으면 자책이 더 심해진다. 그래서 난 늘 무너지지 않으려고 의연한척 하며, 씩씩하다 못해 용맹한척까지 한다. 난 내 아이들의 엄마고, 내 학생들의 선생이니까 그래야 한다고 늘 생각한다. 그렇게 가끔 날 위장하기 위해 과도한 에너지를 쏟곤 하여 피로해진다. 어제가 딱 그런 날이었다.


F친구가 동맹군이 되어 같이 싸워준 덕에 에너지를 채웠다. 다시 힘을 내어 볼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타인이 지옥이면서 동시에 천국이다. 많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몇몇의 내편이 되어주는 가족과 친구가 있다면 누구나 세상을 '난 문제없어!' 다짐하며 잘 살아갈 수 있다. 내 편이 많다면 많을 수록 좋겠지만 적어도 괜찮다.


적어도 단 한사람만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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