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 32번째 이야기)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한류.
K-POP은 물론이고, 밤새 정주행하게 만드는 드라마,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게임과 웹툰까지. 이 한류의 물결은 이제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관심으로 이어졌다. 많은 나라들은 교실마다 한국어 반이 따로 개설될 정도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한국어 수업에 들어선 학생들이 마주하는 것은, ㄱㄴㄷ... ㅏㅑㅓㅕ 의 낯선 자음과 모음, 발음을 따라 하기도 힘든 단어들이었다.
“좀 더 재미있게 배울 수는 없을까?”
즐거움은 학습의 가장 강력한 동기다. 국내 다문화 학생은 물론 해외의 학생들까지 재미있는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언어는 생활이자 문화이다. 언어를 삶과 문화 속에서 익힐 때, 그것은 살아 있는 언어가 된다.
경기교육은 보다 쉽고 재미있는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교육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흥미로운 교재와 프로그램이 제작되었다. ‘경기 한국어 랭귀지 스쿨’을 운영하면서도 교재의 필요성은 제기된 터라,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였다.
개발된 교육 콘텐츠는 노래와 춤, 게임 등을 접목하여 생활 속 표현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구성되었다. 색깔, 음식, 일상 대화와 같은 구체적 상황에서 학습자는 실제 생활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표현을 배우게 된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24차시 분량으로 개발되어 경기도 내 학교에 보급 중이다. 해외 교육기관을 방문할 때에도 교재와 온라인 자료가 전달되면서 활용의 폭도 넓어졌다. 실제로 시애틀, 워싱턴,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학생들이 흥미롭게 한국어를 배우는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국내 다문화 학생은 물론 해외 학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경기교육, 카자흐스탄 정부와 MOU 체결했다. 다문화 밀집 지역의 러시아어권 학생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국가이다. 또 옛 소련 시절부터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사용해 왔고, 지금도 교육과 생활 전반에서 러시아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과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학생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우수한 교사를 선발하는 일, 다른 하나는 이 교사들이 합법적으로 안정적인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었다.
기존 제도에서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우수한 러시아어 원어민 강사를 지원하기 어려워, 단기 근로 형태로만 제한되다 보니 학교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힘든 구조였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진전은 카자흐스탄 정부와의 공식 협력이었다. 카자흐스탄은 경기교육의 규모와 역량, 학생 수, 교원 수, 예산 등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기도는 지방정부이지만 카자흐스탄 정부는 직접 MOU를 체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그간 나의 다양한 경험들이 신뢰를 갖게 했다고도 전했다. 국가 대 국가 협력 틀을 넘어선 국가 대 지방정부라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 외교 모델이었다. 교육 현장의 필요에서 출발한 실질적 협력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후 경기교육이 선발한 러시아어 강사들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가 인정한 인재’로서 학교에 배치될 수 있었다. 경기교육에서 석박사급의 카자흐스탄 원어민 보조교사는 고려인 동포 자녀, 러시아어권 학생에게 이중언어·문화 다양성 교육, 기초 학습·교과수업 지원을 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보장하는 기반이 되었고, 동시에 경기도교육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성과로 이어졌다. 130여 개의 다민족 학생들이 같이 출발하고 함께 성장하고 있어 편견이라는 단어를 찾기 힘든 카자흐스탄 방문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경기교육은 다문화 학생들이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확인하고, 미래의 길을 스스로 넓혀 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무엇보다 다문화 학생들에게는 롤모델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교류를 통해 모국의 대학과 학교를 직접 경험하게 되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좀 더 생각하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경기교육은 학생들이 모국의 명문 대학에 진학하고, 모국 기업이나 한국계 기업에서 인재로 인정받는 길을 열어 주고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현지에 출장을 가서도 대학과 기업들과 교류했다. 교류는 곧 진로와 삶을 확장하는 전략이었다. 학생들도 현지 대학과 기업을 방문하며 글로벌 인턴십을 경험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경험은 학생들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내가 열심히 공부하면 모국의 명문대학에도 갈 수 있구나.”
“모국의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에서 나를 필요로 할 수 있구나.”
이러한 생각과 경험은 학생들의 삶의 지평을 넓히고, 미래를 향한 동기를 북돋아 줄 수 있다.
국제 교류는 국가 간의 만남에서 학생들의 진로·진학·취업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 그것이 경기교육이 지향하는 목표다. 교류는 과정이고, 목적은 언제나 학생들의 성장에 있다.
경기교육의 진로 방향은 “세계와 연결된 삶”이다. 다문화 학생들이 모국과 세계를 무대로 자신 있게 인재로 성장하는 것. 이를 위해 국제 교류, 교재 보급, 원어민 교사 배치, 글로벌 인턴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그 중심에는 학생 개개인의 꿈과 비전을 확장하려는 교육적 의지가 자리하고 있다.
학생 교류의 의미는 현장에서 깊이 다가왔다.
사업을 추진한 장학사를 통해 들은 학생들의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한국에 와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나는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학생. 스스로를 ‘낯선 존재’라 여기며, 한국살이에 적응이 힘들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런데 국제 교류를 통해 카자흐스탄에 방문했고, 한 대학 강의실, 러시아어로 진행되는 수업에 직접 참여하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특별히 ‘다른 존재’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경험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힘이 되었다는 고백을 들으며, 교육이 줄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선물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학생 이야기도 들려왔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온 아이였다. 주변에 친구없이 지내왔고 공항에서도 무리와 거리를 두고 한 발짝 물러서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교류가 이어지는 동안 조금씩 달라졌다. 함께 웃고, 배우고, 움직이며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불과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아이의 눈빛은 달라져 있었다. 마지막 날, 그 학생은 반짝이는 눈을 하고 지도 교사의 품에 안겨 이렇게 속삭였다고 한다. “앞으로 꼭 대학에 진학하겠습니다.”
드라마같은 장면들. 이 뿌듯함과 보람은 힘든 일을 진행하는 이유였다.
교육은 언제나 사람에게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 한 명의 학생이 변화하는 모습은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말한다. 작은 경험 하나가 삶 전체를 바꾸기도 한다면, 그것이 바로 교육이 가진 힘 아닐까.
경기교육의 다문화 정책은 미래 세대를 세계 시민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의 확장된 비전이다. 교재 개발, 원어민 교사 배치, 해외 대학 및 기업과의 연계, 글로벌 인턴십은 모두 “학생의 성장”이라는 본질적 목적을 향한다. 이러한 경험은 다문화 학생들이 세계 속에서 당당히 설 수 있는 주체임을 깨닫는다. 교육은 개인의 자존을 회복시키고,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가도록 돕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된다.
앞으로 경기교육은 교육을 매개로 세계와 연결되고, 협력의 지평을 넓혀 갈 것이다. 이는 지방정부 차원을 넘어선 새로운 교육 외교 모델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실질적 투자다. 작은 교류 하나가 한 학생의 인생을 바꾸듯, 지역의 교육이 세계의 교육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경기교육은 글로벌 인재 양성의 길을 선도할 것이다. 교육을 통해 한 아이의 미래를 열고, 나아가 인류 공동의 번영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경기교육이 지향하는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