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가 전하는 말

by 서진희

바람에 철없이 흔들리던 젊은 어느 날이었지,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이리저리 일렁이면서

서로 부딪히며 서걱거렸었지. 고뇌의 무게와 회한으로 가지런히 한쪽으로 고개 숙인 억새 꽃

서로 엉키며 단단히 뿌리내려, 우리의 겨울을 준비하는 중이지. 그래야지만 새봄에 다시 솟아날

수 있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