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피엔드>

사랑으로.

by 조세연

(스포일러 일부 포함)



유타와 코우


“낭만적 자아를 지닌 자유로운 존재와
비판적 자아를 지닌 혁명적 존재는
예술가라는 동일 인물 속에서 결합된다.

오늘날 진정한 예술가는 분열된 인간이며 그 분열 속에서 더 큰 힘을 꿈꾸는 자가 아닐까.

그는 자아와 예술의 위대성에 대한 꿈, 그리고 비인간적이고 부패한 사회를 대신할 다른 사회, 즉 유토피아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이다.”
-이영철(1991)-




영화 <해피엔드>를 관람하고 나오는 길, 미치도록 진보적이고 숭고한 이 영화에 취해 연이어 감탄하고 있었다. 상기된 마음을 정돈시킨 것은 위의 글이었다. (이 글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진행 중인 초현실주의 전시에 포함되어 있다.)


서두에 낭만적 자아를 보며 유타가, 비판적 자아를 보며 코우가 떠올랐다. 거울처럼 나의 내면에서도 두 자아를 마주할 수 있었다. 과거 너무나 유사한 경험이 있어 더 특별히 다가왔을까. 금방 두 주인공과 네오 소라 감독에게 경외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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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사는 뒤로하고, <해피엔드>가 던진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크게 볼 때 영화는 자유로운 낭만적 자아를 지닌 유타가 끝에 희생을 통해 혁명적인 비판적 자아로 변모하며 ‘해피엔드’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과정이 해피하게 흘러가는 영화는 아니다. 주인공인 유타와 코우, 친구들은 항상 '을'이며 소외된 약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호가 아닌 불합리한 조치로 인한 갈등을 겪게 되며, 이것은 그들에게 반항 심리를 심은 원인으로 드러난다. 이런 장면들만 미루어보면, 감독은 시스템이 먼저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처럼 묘사한 것 같다.



하지만 113분의 상영 시간 동안 이유 없는 반항만을 비추거나, 진보적인 입장으로 호소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에는 분명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대사도 등장한다.



그럼 네오 소라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필자는 이렇게 추측한다.



우리는 모두 합리적이다. 부모와 기득권이 가진 것을 지키는 것도, 학생과 노동자가 불평등에 맞서는 것도 모두 그렇다. 즉 둘의 갈등과 균형을 이해하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영화의 끝에서 유타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결국 ‘사랑’이다.


만약 각 입장 모두에게 성숙함과 사랑이 없다면,



또 누군가는 차를 뒤집으려 할 것이다.

또 누군가는 감시하며 통제하려 할 것이다.



이 악순환을 끊어낸 것이 결국 유타의 희생과 사랑이었던 것처럼, 우리도 내면의 낭만적 자아와 비판적 자아를 사랑으로 결합시킬 때, 진정한 유토피아를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 사운드 트랙에 대해서도 몇 마디 남기고 싶다. 학교라는 명백히 피지배적 환경 설정, 김밥이라는 한국인의 서민 음식, 특히 재일 교포의 애환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하는 연출이 탁월했다. 보호를 명분으로 한 통제와 가까운 미래에 AI 남용 문제까지 질문하며, 어쩌면 실제 논의를 요구하는 이 영화에 감사를 표한다. 뼈 있는 몇몇 대사와 이를 전달하는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완벽했다.


사운드 트랙 또한 영화에 잘 묻어난 것 같다. 전체적으로 사운드 트랙이 꽤나 류이치 사카모토의 어법을 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의 음악 속 여백과 울림은 더 특별하다. 그러나 분명 메인 테마인 <HAPPYEND THEME>과 <LOVE> 속 특유의 몽글몽글함과 일본스러움은 반갑게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영화 도입부 실제 DJ인 ‘유스케 유키마츠’의 등장이다. 그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뜨거운 DJ이다. 1월에는 세계적인 클럽 문화 플랫폼 ‘Boiler Room’에도 등장하여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직접 시청하기를 바라며 아래에 영상을 첨부한다.



내용과 연출을 종합해, <해피엔드>는 앞으로도 삶을 지탱해 줄 영화로 남을 것 같다. 반드시 극장 관람을 추천한다.





<¥ØU$UK€ ¥UK1MAT$U | Boiler Room: Tokyo>

https://youtu.be/T1tcUfUhR5U?si=nHlQaYgF7JbOV7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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