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반납하고, 빌리고, 장을 보고,
싸고 양 많고 품질도 제법 좋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외진 곳으로 이사를 했는데도 오픈시간부터 대기가 있었고, 가격도 그대로였다.
차례가 되어 입장을 하는데
커플이 팔짱을 끼고 앞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정확히는 여자가 손끝을 남자의 팔에 살짝 걸친 채였지만, 둘의 폼새가 정다워 보였다.
무의식 중에 아내를 돌아봤다가, 다시 걸었다.
우리는 각자를 앞뒤에 두고 계단을 올랐다.
열을 지어 행진하는 개미처럼 말이다.
그게 부부란 거겠지.
아이들 없이 먹는 오랜만의 외식.
된장찌개, 발효음식, 상추와 고추장, 약간의 보쌈고기.
이제야 맛이 느껴진다고 이것저것 허겁지겁 먹던, 아내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문득 말했다.
부부들은 전부 말없이 먹네.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게 부부인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