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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시도하라! 무엇을?

3.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변화시켜라.

by 김병훈

6. 무엇을 변화시킬 것인가 ?


전술을 전략으로 변환시키려면 반드시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 변화는 시장에 있지 않습니다. 변화의 대상은 회사이거나 제품이어야 합니다.

무엇이 불변적이고 무엇이 가변적인가? 기업의 마케팅 노력으로는 시장의 구조나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는 큰 변화를 기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은 불변적입니다. 또한 잠재고객의 마음을 크게 변화시킬 수도 없습니다.

현실이 이러한 데도 마케터들은 낙관론에 젖어 있습니다. 그들은 광고를 통해 소비자의 행동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비 오는 날 문을 활짝 열어놓고, 날이 좋아지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마케팅 활동으로는 인간의 필요와 욕구를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과거에 술(酒)도 불법이었습니다. 그 전쟁의 승자는 누구일까? 정부인가, 애주가인가? 정부와 싸워서는 안 됩니다. 시장과 싸워서도 안 됩니다. 마케팅의 목적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데 있지 않습니다.

마케팅의 목표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어나 컨셉을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유리한 방향이란, 마케팅 전략에 의해 생겨난 ‘이점(利點)’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것은 코치가 선수들에게 해주는 조언과 같은 것입니다.


(1) 시장을 변화시키려는 노력.


톱다운적인 사고방식으로 수립된 전략은, 거의 언제나 시장이 변화한다는 요소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 계획은 실패하기 마련입니다. 실전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우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1942년 러시아 전선에서 히틀러의 남부 지역 전략은, 코카서스 지방에 있는 러시아 유전 지대로 가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 스탈린그라드를 함락시킬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파울루스’ 장군은 스탈린그라드를 점령할 수 없었습니다. 많은 톱다운적인 마케팅 계획들은 프리드리히 파울루스 장군의 제6군이 돈강에서 처한 것과 같은 운명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들의 계획은 소비자의 마음속에 있는 한 가지 요소를 극복하지 못함으로써 성공하지 못합니다.


컴퓨터 시장을 석권하려던 제록스의 거대 전략은, 제록스는 복사기이지 컴퓨터는 아니라고 소비자에게 강하게 뿌리박힌 인식 때문에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보텀업 마케팅의 요체소비자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불변하는 요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업 내부에서 그에 필요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에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마음속으로 억지로 들어가려고 하지 마세요. 그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당신의 방법들을 바꾸어야 합니다. 한 남성복 매니저가 한 고전적인 말을 기억하세요. ‘소비자가 파란색 옷을 원한다. 파란색 조명등을 켜라.’ 설사 갈색이 그에게 더 어울릴지라도 절대 갈색이 어울린다고 설득하지 마세요.

보텀업 마케티에서 가변적인 요소들은 언제나 기업 내부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도 지진이 일어나는 것처럼 대단히 큰 것이 아니라, 단지 파란색 조명등을 켜는 것 같이 간단합니다.


(2) 제품 또는 서비스의 변화.


전술을 전략으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흔히 행해지는 것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변화를 주는 것입니다. 자동차 할부 사업에서 흥미로운 전술적인 기회를 발견한 은행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48시간내에 대출이 되던 업계의 관행을 깨고, 한 은행은 24시간내에 대출을 해줍니다. 경쟁사보다 짧은 시간에 대출을 해주는 것은, 경쟁이 심한 은행 비즈니스에서 나쁜 전술은 아닙니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속성상 그것은 오랜 기간 동안 자사만의 독자적인 서비스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전술의 운명입니다. 전술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 실패하고, 효과를 내면 경쟁사가 이내 따라 합니다. 그 은행은 24시간 대출 전술을 전략으로 변환시켰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업무 방식을 단순화시켰습니다. 의사 결정을 하부에 위임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변화가 완료되자, 은행은 광고를 통해서 자신을 ‘가장 빨리 움직이는 은행’이라고 포지션 시켰습니다.

“시간은 돈이다. 고객은 은행의 시간을 빼앗아서는 안 되고, 은행도 고객의 시간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라고 광고에서 소구했습니다. 빨리 움직인다는 컨셉을 선점하여, 경쟁사들이 자신을 모방하는 것을 차단해 버렸습니다.


(3) 가격 변경.


‘최초 가격 설정 시 아주 잘해야 한다’ 일단 소비자의 머릿속에 어떠한 가격이 설정되고 나면 그것을 변경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비자의 마음속에 캐딜락은 고급 자동차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중급 수준의 가격으로는 판매할 수가 없습니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고가로 판매하기 때문에 업계의 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가 정책이 초고가의 보드카로 포지션시키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또 하나의 고가 전략의 사례는 발리(Bally) 구두입니다. 발리는 미국 제화 시장에서 고가의 구두를 파는 대형 회사입니다. 그러나 발리의 고향인 스위스를 방문하면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발리는 그곳에서 고가의 구두도 그렇다고 저가의 구두도 아닙니다. 발리는 모든 가격대의 구두를 판매합니다. 하지만 고가 전술을 도입함으로써 발리는 미국 시장에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었습니다.

비피터(Beefeater) 진(gin)에서는 더 이상한 상황을 볼 수 있습니다. 본고장인 영국에서 이 진은 저가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저가 진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속으로 침투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미국 시장에서 비피터 진은 고가 전략을 썼습니다. 그 결과 고가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어, 매년 백만 상자 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4) 소비자의 생각 바꾸기.


세상에서 가장 바꾸기 힘든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려면 현재 존재하는 인식을 깨끗이 지우고, 새로운 것을 기억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무엇인가를 잊어버리려고 노력해 본 적이 있는가? 생애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인가? 누군가가 당신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말을 한 적이 있는가? 이제, 그 순간을 잊으려고 노력해 보세요. 분명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기존 생각을 바꾼다는 문제의 핵심입니다. 게다가 그 과정의 노력은 종종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합니다. 오히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의견을 더 강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나는 정직하다’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그 반대로 생각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현상을 ‘역의 암시’라고 부릅니다. 당신이 말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그 반대를 암시합니다.


마케팅 메시지는 공표하기 전에 반드시 현미경으로 살펴보듯이, 그 메시지가 역으로 암시할 것까지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거꾸로 뒤집어서 당신이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모든 메시지가 그 반대를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최초의 의도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독자나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 이면을 살펴보는 것은 아주 쉽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의 마음속에 이미 존재하면서, 경쟁사와 차별화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앵글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은 부정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효과를 발휘할 광고 전술입니다.

절대로 소비자의 마음을 바꾸려고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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