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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연작가 HiYeon Jun 24. 2023

해외에 있으며 가장 슬픈 것 중 하나.

해외 살이 단점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로망은 한국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한다.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문화도 교류하고 언어도 교류하며 우정도 쌓아가는 그런 드라마 같은 이야기 말이다.


아마도 그래서 에밀리스 인 파리스가 흥행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런 좋은 부분들만이 나는 행복한 해외 생활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을 거 같다. 이러한 밝고 긍정적인 부분의 뒷면에는 혼자 해외에 나와 살아가는 1인 가구들에게는 어려움들이 꽤 많으니까.


사실 알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해외에서 지내면서 가장 마음이 아픈 건,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이 좋은 일, 슬픈 일, 화나는 일이 있어도 접적으로 옆에 있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건 상대방들이 나에게 해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쩌면 별거 아닌 거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원래 인생은 혼자 사는 거야" 하겠지만,  글쎄 정말 그럴까? 왜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시도하려 하고, 유학을 선택하다가도 중도에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해 하던 것을 멈추고 고국으로 떠나는 것은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내 나라 고국에서 외롭고 힘들고 혼자라는 사실이 해외에서는 배가 되고는 한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도 걸리고 알코올 의존성, 대마나, 각종 약들에 의존하는 모습을 본다. 나는 이제 해외 생활의 n연차가 되니 진정히 이 생활에 점점 익숙해져 가기는 하지만 가끔씩 밀려오는 해외 생활의 외로움이나 어려움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돌아보니 내 인생의 어느 때보다 요새 참 괜찮다 생각이 문득 들었다. 행복은 언제나 시시철철 바뀌고 항상 내 곁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이 정도면 괜찮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의 장난처럼 이 정도면 괜찮아지고 있네 나의 해외생활, 이라는 생각을 할 때 즈음 예상치 못한 다른 슬픔이 다가오는 건 아이러닉 하게도 인생에서 숨은 깊은 뜻이 아닐까 싶다.


나에게는 한국에 17년을 함께 지낸 나의 소중하고 소중한 가족, 반려견이 있다.  그런데 뜻밖의 소식으로 17년을 함께한 이 친구가 얼굴의 절반이 악성 종양으로 가득 찼다고 한다. 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사실을 알고 회사를 가고 내 할 일을 하는데 문득문득 몰려오는 걱정과 그리고 불안감이 나를 죄여 오기도 했다.


글을 수정하는 지금 2024년, 나의 17년을 함께했던 반려견은 하늘나라로 갔다. 미래의 내가 과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시간을 돌린다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모든 걸 내려놓고 갔다 올걸 하는 후회가 지금도 든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또 다른 후회가 따르기 때문에 마루를 보내 준 지금 시점에서는 그가 하늘나라에 가서 더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랄 뿐이다.

슬픔이여 let it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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