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의 순우리말 카드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예쁜 우리말들이 점점 소외되고 있는 것 같아서, 볼 때마다 마음이 안타까워요.
‘달보드레’, ‘도란도란’, ‘노곤노곤’ 같은 순우리말들을 만나면
마치 오래된 일기장 사이에서
잊고 있던 사진 한 장을 다시 꺼내 보는 것 같아요.
아, 나 이런 마음으로 살았지,
이런 장면들을 좋아했지, 하면서요.
그래서 한 번쯤은
이 단어들을 한 자리에 모아 두고 싶어 졌어요.
사전처럼 딱딱하게 정리된 설명이 아니라,
“이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장면”
“오늘 이 단어를 품고 하루를 살아본다면 어떨까”
같은, 아주 작은 쪽지들로요.
그 길 동행으로, 저는 오소리를 불러 보기로 했습니다.
조용히 관찰하고, 느리게 걷고,
사소한 걸 오래 바라보는 존재.
왠지 순우리말이랑 잘 어울리는 친구 같아서요...
이 카드는 그런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저 하루에 한 단어라도,
예쁜 우리말을 천천히 써 보고, 소리 내어 읽어 보고,
그 단어와 어울리는 장면과 마음을
조금씩 적어 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카드는 이렇게 읽어 주시면 좋겠어요.
꼭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늘 마음에 끌리는 단어를 골라 펼쳐봐도 됩니다.
따로 ‘오소리 한 줄’ 같은 글은 넣지 않으려고 해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순우리말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그 뜻을 떠올리기 쉬운 이미지를 함께 만들어볼 거예요
그 단어를 떠올리게 만드는 나만의 장면을
마음속으로 하나쯤 떠올려 보는 것,
그 정도면 이 카드는 제 역할을 다 한 걸 거예요.
이 책은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에요.
한 단어를 사이에 두고,
나와 오늘을 조금 더 부드럽게 바라보게 해 주는
작은 창문 같은 카드에 가깝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이 카드노트를 읽는 순간,
어디선가 오소리가 조용히 옆에 앉아
이렇게 말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오늘은 이 단어로 하루를 감싸 볼래요?”
그렇게,
당신의 하루가 한 단어만큼이라도
조금 더 다정해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노트는 충분합니다.
오소리와 함께 쓰는
순우리말의 작은 여행,
지금부터 천천히 펼쳐 볼게요.
이 시리즈에 실린 이미지는 모두 디오소리가 정성을 들여 만든 작업물입니다. 단어의 뜻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바탕으로 하되,
이를 쉽게 풀어쓴 설명과 예문은 디오소리가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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