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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WATNEUNGA Sep 16. 2021

선생님이 괴물로 보여요

 [책이야기 07] #매일 책 읽어주는 선생님 #그림책 #책 읽는 마법사

"무엇보다 그림책이 소중한 이유는 그 속에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마음을 진실하게 담고 있는 그림책에 빠져든다. 부모의 마음속 깊은 곳에도 채 자라지 못한 아이가 숨어 있어 그림책을 접할 때면 그 아이가 깨어나곤 한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동심이 살아나고, 지금 내 아이를 조금 더 이해하는 마음으로 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도, 부모도, 마음도, 늘 같지 않다. 세상이 달라지고 시대가 변하면서 변화한다. 그림책을 보며, 그림책에 대하는 아이의 반응을 보며 부모는 자신과는 다른 아이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부모에게 그림책은 다른 어떤 것보다 이해가 된다."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서천석) 중에서

3월부터 우리 반 아이들에게 매일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은데 어떤 책을 읽어주면 좋을지 고민하다 한줄기 빛과 같은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소아정신과 의사인 저자의 전문성과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연령별, 상황별 특징에 맞는 추천도서목록도 잘 정리되어 있어서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에게 추천합니다. 또한 세월이 지나서 내 아이를 키울 때 읽어주었던 그림책을 보게 되면 그 책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엿볼 수 있고, 아이들과의 추억도 되새길 수 있습니다.



「그림책 다이어리」(서천석)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여 우리 반 아이들과 매일 그림책 읽어주기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의 실천 워크북 같은 성격의 이 책은 달력과 함께 시기, 대상 연령, 수준에 맞는 그림책을 한 주에 한 권씩 읽기를 추천해주고 추천 이유와 아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림책 읽어주기를 실천하고 싶은 부모와 선생님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선생님은 몬스터」(피터 브라운) #새 학년 #첫 만남


그림책 읽어주기 두 번째 날 읽어준 책!

학교가 처음이고 처음 보는 선생님이 낯설고 무서울 수 있는 저학년에게 3월 초에 읽어주면 좋은 책입니다.


매일 아침 1교시, 우리 반은 교실 한쪽에 깔아 놓은 돗자리와 텐트 주변에 옹기종기 앉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할로윈 때 산 마법사 모자를 쓰고

  "여러분, 안녕하세요! 책 읽는 마법사님의 책 읽기 시간이에요."

목소리도 바꾸고, 표정도 마법사님처럼 지으면서 그림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주인공'바비' 눈에는 학교에서 보는 '커비'선생님이 몬스터처럼 보입니다. 바비가 교실에서 장난을 치고 친구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면 선생님은 목소리도, 발소리도 몬스터처럼 느껴지지만 공원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종이비행기를 날리면서 점점 예쁘고 다정한 선생님의 모습으로 변합니다. 선생님의 모습은 아이들이 느끼는 대로 다르게 보입니다. 이 책은 '바비'의 마음에 따라 '커비'선생님의 모습이 바뀌는 것도 재미있고,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왜 몬스터처럼 보였을까요?"라는 물음을 통해 학교에서 교실에서 지켜야 할 일도 자연스럽게 말하면서 학교생활 관련 규칙도 이야기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책 읽기를 마친 후 책 속에서 바비와 커비 선생님이 친해지는 계기가 된 비행기 만들어 날리기 활동을 우리 반 모두 다 같이 운동장에 나가서 해보았는데 인기 만점입니다. 한참 동안 운동장을 함께 뛰어다니며 보낸 즐거운 시간은 새 학년 새 학기, 서로 어색하고 서먹하고 무섭기까지 했던 선생님과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이제 선생님인 제 얼굴이 우리 반 아이들한테 괴물처럼 보이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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