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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WATNEUNGA Oct 13. 2021

한 아이도 상처 받지 않게

[학교이야기 09] #초등학교 #1학년 #입학식날 #뭣이중헌디

 "우리 반 친구들과 부모님께서는 잠시만 여기서 기다려주십시오."


입학식이 끝난 후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선생님을 따라 교실로 갔다. 그런데 곧바로 교실로 들어가지 않고 교실 문 앞에 멈춰 세우더니 선생님은 아이들과 부모님을 잠시 기다리게 한 후 부리나케 교실로 들어와 책상 한가운데 반듯하게 놓인 학생 이름표와 선물을 모두 바구니에 재빠르게 쓸어 담았다. 모두들 의아한 눈으로 그저 바라보기만 하였다.

'왜 애써 준비한 이름표와 입학 선물을 치우시지?'


학부모 총회에 모인 부모님들이 나중에 장선생님께 왜 그러셨는지 이유를 물어봤더니 웃으면서 그날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신입생 면접에 오지 않아 반배정이 되지 않았던 새로 온 전학생 한 명이 그날 아침에 우리 반으로 바로 배정되었어요. 입학식 날 새로 온 아이는 이름표와 선물이 미리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그 아이만 받지 못하게 되면 속상할 것 같아서요. 우리 반 누구든 처음 온 학교에서 첫날부터 이방인이 되어서는 안되니까요. 전날 늦게까지 준비한 노력이 허사이긴 해도 아이의 마음보다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 자리에 함께 계셨던 아이의 할머니께서 선생님을 찾아와 고맙다고 두 손 꼭 잡고 인사하셨다고 했다.


"아이고 선생님, 손녀가 갑작스럽게 입학식 날 이 학교로 오게 되어서 걱정했는데 제 손녀 한 명을 위해 다른 모든 아이들의 이름표와 입학 선물을 치우고 똑같이 대해주셔서 얼마나 감동했는지 모릅니다. 한 아이의 마음까지 세심하게 챙겨주신 선생님 마음에 뭐라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학년이 끝나갈 무렵, 다른 반 선생님께 전해 들은 얘기는 그 아이의 할머니는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직하신 교육자였고 우리 학교 교장선생님과 잘 아는 사이로 교실에서 입학 환영 수업이 끝나자마자 교장실에 달려가셔서 장만옥 선생님 칭찬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하셨고 교장선생님께서는 입학식 이후로 장만옥 선생님을 볼 때마다 흐뭇한 표정을 지으시며 격려해주셨다고 했다. 교장선생님도 덤으로 칭찬과 존경의 말씀을 들은 것에 대한 보답으로.


한 아이도 상처 받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생명이 우주보다 귀하다!

*실제 교육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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