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마음 #희생 #사랑 #바로 지금
작년에 췌장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기일이 다가옵니다.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를 뵈었을 때 고통으로 힘겹게 거친 숨을 몰아 쉬시면서도 그토록 보고 싶어 하고 애지중지 어여뻐하셨던 막내딸이 왔는데도
"내 곁에 가까이 오지 마라."
라고 힘겹게 내뱉으신 말씀이 오늘따라 생각납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곁에서 간호하던 언니에게 물어보니 아버지는 자신의 병이 전염될까 봐 염려되어 방에도 들어오지 말라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언니와 제가 아버지께
"이 병은 전염되는 병이 아니니까 옮을까 봐 걱정하지 마세요"
라며 안심시켜드렸는데도 한참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아버지 자신은 지금 말할 수 없이 극심한 통증과 고통을 겪으시면서도 다른 식구들이 자신 때문에 아플까 봐 더 염려하시고 계셨습니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희생하신 아버지이신데 돌아가시는 그날까지도 자신보다 가족을 더 걱정하시고 미안해하시는 모습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아버지가 우리 곁을 떠나신 지 1년이 다 되어가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시골집에 내려가면 대문 활짝 열어 놓으시고,
"막내, 왔냐?"
하시며 환하게 웃으시면서 손 흔들어 주실 것만 같습니다.
어버이 살아실 제 섬기기를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못할 일은 이 뿐인가 하노라
라는 송강 정철의 시처럼 이제야 가슴을 치며 후회하고 아쉬워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번 주에 코로나19 때문에 혼자 방에서 격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힘든 건 수시로 소독하고 돌아다니지 못 하고 갇혀 있어야 하는 생활의 불편함이 아닙니다. 감기 몸살보다 더 심한 콧물, 재채기, 근육통도 아닙니다. 그것은 가족과 제대로 말도 못하고 마음껏 안아주지도 못하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유롭게 시시때때로 하지 못하는 괴로움입니다. 아무리 전화나 문자로 해도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격리 해제되면 제일 먼저 달려가 사랑하는 가족을 꼭 안아주고 싶습니다.
오늘 4월 16일은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어여쁘고 사랑스럽고 소중한 아이들과 선생님과 누군가의 가족이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떠난 슬픈 날이기도 합니다.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마세요!
사랑하는 마음을 계속 표현하세요!
언젠가는 알아줄 거라 미루지 마세요!
서운한 일은 절대 담아두지 마시고 바로 얘기하시고 용서하세요!
곁에 있는 바로 지금, 함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