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수많은 '돌아보지 마'가 존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
과거를 돌아보지 말자.
지나간 일은 의미 없고 거기서 건질 것은 후회와 여과 후 남은 찌꺼기일 뿐이니 무엇을 더 찾으려고 하지는 말자. 내 시간이 어땠든, 내가 얼마나 후졌었든 실패하고 미숙했든, 그땐 그때일 뿐이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이미 다른 사람이고 어쩌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바뀐 사람이므로 이제는 내가 아닌 것을 끌어안고 끙끙대는 짓도 웃긴 일이다.
때로 서로의 과거 속에만 존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기억에만 의지해 서로를 곡해하고 상처를 주고받는다. 그의 기억 속 내가 나는 기억 못 하는 나 일 때 그 간극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내가 지우고 싶은 나를 타인이 자꾸만 불러낼 때 반가운 만남도 빠르게 종말을 맞는다. 우리는 잠시간 해진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곧 그마저 시들해질 만큼 서로에게 애정이 없다.
어떤 수치와 절망은 그럼에도 끈덕져서 단어 몇 개, 이미지 몇 장, 엄한 음성으로 나를 붙잡지만 결국 과거와 결별할 수 있는 것은 현재의 나뿐이다. 과거의 나를 여러 번 죽일 수 있는 것도, 살릴 수 있는 이도 자신뿐이다. 그러니 버릴 것을 애쓰고 의식하지 말자. 상처받은 말과 행동, 이불을 차고 싶어지는 모습 같은 건 한데 모아 불태워버리자.
*커버사진 출처 : PIXABAY 무료이미지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