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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옥 Dec 02. 2021

파란 눈 시아버지, 우리 집 아이 (14)

갈증은 향수병보다 견디기 힘들다 / 한스 할아버지

3월 17일  


# 갈증은 향수병보다 견디기 힘들다


가게에서  집에 돌아왔는데 시아버지가 침대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 "침대를 흔들었어요?"
시아버지: "아니 나 너네들 생각 안 했어"

  

하긴 우리들 생각을 해야 우리를 부르기 위해 두드리지.


나: "당신 침대 두드리는 습관을 버려야 해요. 그건 아주 몹쓸 습관이에요. 목이 말라요? 물 드릴까요?"
시아버지: "응, 갈증은 향수병보다 더 못 견디는 법이니까"



# 한스 할아버지


우리가 잘 아는 78살 먹은 한스 할아버지도 중풍에 걸렸는데 그분은 우리 시아버지완 달리 오른쪽 손과 오른쪽 다리를 약간 못 쓰다가 이제는 걸어 다니기도 하는데 겉으로는 볼이 빨갛고 건강해 보이지만, 몸보다는 정신력에 더 큰 이상이 생겨 바나나를 보고도 사과라고 하고 토마토를 오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리고 기억력이 거의 없고 말도 잘 못해 함께 대화를 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나는 시아버지를 격려하기 위해 그 한스 할아버지를 가끔 이용한다.


나: "아버지는 말씀을 하실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한스 씨는 말을 못 해요. 그리고 기억력도 없대요. 글쎄 바나나 보고 사과라고 하지 뭐예요"
시아버지: "그럼 내가 더 낫지! 내가 말을 못 한다면 그건 내게 최고의 형벌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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