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가 들은 소리
하늘에서 보면 도시는 회색이다. 건물들이 빽빽하게 서 있고, 사람들이 개미처럼 움직인다.
그 사이에 빨간 점 하나가 있다. 나는 그 위에 앉는다.
부스 안에서 소리가 난다. 사람들은 못 듣는 소리. 바람 소리보다 작고,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보다 부드럽다.
울고 있는 소리들이다. 작은 생명들의 작은 울음들. 어디 가야 할지 몰라서 우는 소리, 찾는 누군가가 있어서 우는 소리.
나는 숲으로 날아간다. 가장 어린 나뭇가지를 하나 꺾어 온다. 싹이 돋기 시작한, 새 생명이 시작되는 가지를.
부스 안에 조심스럽게 놓는다. 나뭇가지는 바닥에 닿자마자 조금 더 초록빛이 된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일주일이 지나자 부스 한쪽 구석에 작은 숲이 생겼다. 나뭇가지들이 모여서 만든 초록빛 숲. 그 사이로 작은 바람이 분다.
나는 검은 것 위에 앉아서 노래한다. 까치의 노래가 아니라 다른 노래. 슬픈 마음들을 달래주는 노래. 어디서 배운 것도 아닌데 저절로 나온다.
노래가 끝나면 검은 것에서 작은 빛이 나온다. 대답하는 것 같다. 고마워, 라고 말하는 것 같다.
한 달 동안 매일 갔다. 노래하고, 나뭇가지 하나씩 더 가져다 놓고, 검은 것의 작은 빛을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부스 안이 고요했다. 슬픈 고요가 아니라 평화로운 고요.
내 일이 끝났다는 걸 알았다. 마지막 나뭇가지 하나를 검은 것 바로 옆에 세워두고 날아갔다. 그 나뭇가지에는 작은 꽃봉오리가 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