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 데는 단서가 남는다. -20번째 글-

<풀나라> '밤'따다가 "저희 집 개가 목줄 풀려 돌아다닌 다고요?"

by 추재현


산에 버섯씨가 말랐다.

비바람이 필요할 때 와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이철이 큰돈 만지기 힘든 농가생활에서 한해의 중요한 소득원인데

풀천지가 소유한 송이산에 잡버섯 싸리/갓버섯 몇 개가 전부였다.


오늘 오후 3시쯤 비가 온댔는데 태풍도 친구로 같이와 송이산을 흠뻑 적시고

포자를 들썩이게 해 주길 기대했다.

추가 부탁이 있다면 6시쯤부터 와주기를 밤 따러 가는데 일찍부터 제대로 오면

하다 철수해야 될 수 있으니...


이른 점심 먹기 전 차두대에 나누어 필요한 짐들을 실어 두었다.

아버지께서 오늘 비 그렇게 많이 온다 하지 않으니 차 1대로 충분하지 않겠냐 하셨지만 동생과 함께

비 기세가 굵어질지도 모르니 기계류 외 젖지 않으면 좋은 짐들을 보호하기 위해

2대 가는 게 좋다는 논리를 펴 2대로 떠났고 좋은 판단이 되었다.


전에 내가 차를 긁어먹어 흠집을 낸 짙은 푸른색 스타리아는 즐거운 가족여행 때

영주 스타벅스 매장에 주차하다 동생이 발견하여 걸렸고 가족들에게 약한 꾸중을 들으며

다음부터는 운전에 신중하기로 하였다.


갓 1년 지난 새 차라 애지중지할 시기라 여러 해를 거쳐 편하게 쓰는 트럭은 좌우 거친 풀에도

그냥 뚫고 갔지만 스타리아는 멀찍이 대놓고 가는 길을 예치기 쳐주었다.


풀나라는 본집인 풀천지와는 떨어져 있어 자주 오지 못한다.

기름값과 교통시간이 부담되니 꼭 필요한 일 몰아서 오는 편이다.


일주일 전에 풀나라 밤원정을 산에 간 동생을 두고 아버지와 왔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나무 최소한만 치고 익은 것 장대로 쳐 주워왔었다.

(잘 쳐두면 도둑맞기 십상이다. 우거진 덤불을 불편하게 헤치며 '20kg 노란 컨테이너 6개 밤송이'

밤을 까 상품 하품 나누어 물에 담가 밤벌레 피해방지 후 김치락앤락통에 넣어 새 저온저장고 보관)


내가 첫 번째 나무 주변을 예치기로 먼저 하였고 필요한 연장을 더 챙기느라 혼자 뒤늦은

식사를 한 동생은 아버지와 내가 밤나무를 때리고 줍기 시작할 때 와서 세 번째 밤나무 가는 길을 쳐갔다.

그런데 한 통화의 전화를 동생이 받은 후 근심거리가 생겼다.


"윗집 아저씨께서 전화 왔는데 우리 집 개같이 보이는데 목줄 풀려서 돌아다니니 묶어야 될 것 같대요."

멀리 나와서 집에는 어머니만 계시다 했더니 처음엔 도와줄까 무심코 말하시곤

바로 도와줄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걱정 마시라고 1명이 가서 해결할 거라고 말씀드렸어요."


집에 계신 어머니께 전화해 개 3마리 중 어떤 녀석 인지부터 파악에 들어갔다.

집대문과 위 작은 밭은 지키는 아들 보리와 아버지 면장인 황구 진돗개인지

아니면 조금 떨어진 큰 밭에 산 경계에 자리 잡은 백구 어머니 백구 누굴까?


이 주전쯤 여러 해를 썼더니 어느새 목걸이가 삭아 힘으로 찢고 탈출했던 보리였다.

집에 가까이 둔 개산책과 산밭에 묶어두는 목줄에 분리한 목걸이로 해두었었다.

개가 커지니 최대치 구멍에 맞았었다. (나중에 더 크고 튼튼한 목걸이로 바꾸고 목줄도 꼬이기 시작해 교체하려 생각은 했지만 바로 해두지 않으니 일들에 밀려 잊고 있었다)


거기서 문제가 된 걸로 추측되었고 도대체 어떻게 하길래 자꾸 풀리냐고 아버지께 질타를 받았다.

"재현이 너는 밤 마저 털고 줍고 있어 재홍이 한테는 아빠가 전화해서 길 뚫고 나면 밤나무 마저 예치기 쳐두라 할 테니까 개 묶으러 가는데 사가지고 갈 거 있으면 얘기하고.."


단골 농자재마트에서 안 꼬이게 처리된 쇠목줄과 진돗개 중형견 맞는 목걸이를 말씀드렸다.

보리가 닭장과 지나가는 이웃 물지 않도록 놀아주고 있는 어머니가 계신 풀천지로 서두르셨고

보리가 닭장과 큰 밭 설희 앞까지 가다 어머니께서 부르니 따라와 자기 집 앞에 앉자

쓰다듬을 받으며 의젓하게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서 역시 진돗개는 명견이야 라는 감탄을 하셨다고 한다.


비 온다고 일기예보에는 잡혀있다 안 올 때도 부지기수라 아버지께서 "이왕 온 김에 풀천지일 하고

너희 둘이서 풀나라 밤싹 털어서 올래!"라는 전화를 받고 동생과 의논을 했다.


아무래도 비가 올 수도 있다는 예외성 때문에 아버지를 불렀고 행갈이가 심한 밤나무의 수확이 너무 저조하여

준비해 간 많은 컨테이너들 중 3 컨테이너는 첫 나무 1 컨테이너는 세 번째 나무 밖에 되지 않았다.

들인 공력에 비해 형편없는 수확이다."너희 둘이서 마무리 짓고 오지 나를 뭐 하러 불렀어 아까운 시간만 버렸잖아!" 불평을 하신 지 얼마 되지 않아 비가 한두 방울 내리더니 점차 굵어졌다.


나는 서둘러 두대의 차에 짐들을 나누어 실어두었다.

그 와중에 정부에서 나누어준 3가지 토양걔량제(1 석회고토 2 패화석 3 규산질)을 두 밤나무에 적당히 뿌려주었고 내리는 빗줄기가 흙으로 부셔 흡수시켜 주었다.


풀나라 개울 가는 길을 시작으로 산책길 내며 예치기 치는 동생을 기다리며 아버지는 스타리아

나는 트럭에 앉자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봤다.

'풀천지도 이렇게 와주어야 할 텐데 오고 있을까?'

흠뻑 비를 맞은 동생은 예치기는 스타리아에 실어두고 트럭 조수석에 탔다.


갑작스러운 비 덕분에 풀나라에서 이른 철수를 하였다.

풀나라에 올 때면 해가지기 전까지나 해가진 후에도 플래시 불빛으로 목표한 예치기 치거나 굴착기나

임대해 온 트랙터로 산으로 묵어가는 걸 방지해 주는일 등등 아침 일찍 가서 최대한 늦게 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집에 도착하여 보리 목걸이와 목줄 추가보수를 해주고 수거한 계란은 우리 먹을 걸로 빼두었다.

아버지는 밤을 까시고 동생과 나는 저녁준비를 서둘러하였다.


싸아 싸아아 차분하게 꾸준히 내려주는 비바람은 근심거리를 하나 덜어내 주었다.

당연하듯 여겼던 일상 속에 행복은 그 일상이 무너질 때야 소중함을 알게 된다.

점심/저녁 쌓인 설거지를 하며 마음속에 풀천지 일기를 정리해 둔다.


그래도 어찌어찌 20번째 글까지 오게 되었다.

21번째 글은 9월 19일 굴착기 실기시험 재도전이 잡혀있어 늦어지게 될 것 같다.

S코스(2분)와 4회 굴착(4분) 영상 1번 보고는 집에 있는 굴착기로 연습 1번도 해보지 못했다.

일주일 남으니 안 좋았던 기억이 스멀스멀 걱정으로 다가온다.


"14번 명찰 이리 주세요. 이제 가시면 됩니다." 그 수모를 다시 겪고 싶지 않다.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걱정과 후회로 남게 된다.

문제해결능력은 대하는 태도에 달려있다.

다시 새로운 시작이다.

나는 성공한다. 내가 그걸 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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